대니얼 '댄' 클랜시 트위치 대표는 6일 "망 사용료 부담 등 사업적 요인으로 인해 트위치 한국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오는 2월 27일부로 한국 트위치 사업을 종료하고 관련 상품, 서비스 판매 또한 중단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2017년 7월 국내 서비스를 개시한 후 6년7개월 만에 트위치가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모기업 아마존이 경영 문제로 인력을 감축해온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실제로 올 3월, 트위치 본사에서만 약 400명 규모의 감원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트위치가 조만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국내에서 트위치의 주요 대안 플랫폼으로는 세계적으로 트위치의 라이벌로 꼽히는 유튜브, 한국 토종 실시간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 등이 거론된다.
네이버가 연내 베타 테스트를 기획하고 있는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가칭 '치지직(CHZZK)' 또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치지직은 네이버가 올 9월 상표 출원을 해둔 명칭이다. 지난달에는 "게임 커뮤니티 강화의 일환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세 플랫폼 모두 제각각 트위치를 온전히 대체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트위치는 온전히 '게임 라이브 방송'에 특화된 버티컬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며 "다년간 축적돼온 게임사들과의 파트너십, 시청자들의 문화를 100% 동일하게 가져가는 플랫폼은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평했다.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네이버 등이 대안 플랫폼으로서 트위치의 이용자 풀을 성공적으로 흡수한다 해도 문제는 계속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트위치가 이번 사업 철수의 결정적 원인으로 '과도한 망 사용료와 이에 따른 경영난'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대안 플랫폼들 역시 이러한 문제를 비슷하게 겪을 수 있다.
대안 플랫폼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유튜브는 망 사용료 부담에서 거리가 멀고 시청자 저변 확대에도 강점이 있는 글로벌 플랫폼이란 점이 매력적이다. 그러나 한국에선 유튜브를 라이브 방송 플랫폼으로 즐기는 문화는 거의 정착되지 않아 스트리머 입장에선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지적도 공존한다.
게임 라이브 방송에 특화된 아프리카TV는 장수 플랫폼으로서 30대 남성이란 타깃 이용자층 이상으로 저변을 넓히는 데 어려움이 있다. 네이버는 신생 플랫폼이라는 리스크를 안고 있으며, 두 기업 모두 국내 기업으로서 망 사용료 부담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전망이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트위치 앱 이용자 수는 감소, 아프리카TV 앱 이용자 수는 증가하는 현상이 일어났으나, 12월 들어 두 앱 간 이용자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당시 트위치는 9월 말 한국 내 영상 최고 화질 저하, 11월에는 VOD 서비스 전면 중단 등을 공지했다. 시청자들이 일시적으로 아프리카TV 등 대안 플랫폼으로 이탈했으나 결국 트위치로 돌아온 것으로 해석되며, 이는 대안 플랫폼이 트위치 시청자들을 장기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1인 미디어 업계 관계자는 "핵심 시청자 풀을 고려하면 여성 스트리머 입장에선 아프리카TV가 매력적일 것이고, 유튜브나 네이버는 수수료율 등 경제적 측면에서 스트리머들에게 어필할 것으로 짐작한다"며 "한국 트위치가 문을 닫는 2월 전후로 3사 간 '파이 싸움'이 치열하게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