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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낙동강 오리알’ 된 올트먼 축출 키맨 수츠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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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낙동강 오리알’ 된 올트먼 축출 키맨 수츠케버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창업자 겸 수석 과학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창업자 겸 수석 과학자. 사진=로이터
오픈AI 이사회가 샘 올트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를 몰아내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 공동창업자 겸 수석 과학자가 회사 내에서 공중에 뜬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의 향후 거취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츠케버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이유는 올트먼 CEO가 쫓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원래 자리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오픈AI 내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수츠케버가 회사 내에서 유령인간 취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보도를 통해 전했다.

오픈AI 관계자들 “회사에서 수츠케버 본 사람 없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취재한 오픈AI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츠케버가 유령인간이 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올트먼 CEO가 해임 사태 닷새만인 지난달 22일(이하 현지시간) 제자리로 돌아온 이후 수츠케버에 대한 인사 명령이 내려진 것도 없을뿐더러 그를 회사에서 본 사람도 없어서다.

올트먼의 복귀 후 그의 자리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두문불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올트먼과 가까웠던 회사 관계자들, 즉 친올트먼 세력은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올트먼과 가깝게 호흡을 맞춰왔던 개발자들은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인터뷰에서 “실리콘밸리에서 공동창업자끼리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그동안 금기시되는 일이었다”면서 “수츠케버가 올트먼 CEO의 축출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마당에 수츠케버를 회사에 계속 두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서로의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그와 계속 일을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복귀한 올트먼, 수츠케버 역할 아직 정하지 못한 듯


복귀한 올트먼 CEO가 어떤 처분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못한 모습이다. 수츠케버의 거취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가 아직은 미지수라는 뜻이다.

그는 지난달 29일 오픈AI 사내 블로그에 올린 입장문에서 “오픈AI를 함께 차린 수츠케버에 대한 악감정은 없다”고 밝혔다. 공동창업자란 점을 감안해 함부로 깎아내리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트먼은 IT매체 더버지와 인터뷰에서는 수츠케버를 로마 황제 율리우스 카이사르 암살의 주모자인 마르쿠스 브루투스에 비유하면서 “상처를 받았고 화도 많이 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수츠케버의 거취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아직 미지수인 가운데 머스크가 올트먼의 CEO 복귀 이후 수츠케버를 두둔하는 발언을 하면서 관련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회사에는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있으나 수츠케버가 올트먼의 복귀 이후 전혀 입장을 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미국의 과학 전문매체 퓨처리즘에 따르면 수츠케버는 지난 6일 소셜미디어 X에 올렸다 지운 글에서 “최근 한달 동안 많은 교훈을 얻었다”면서 “그중 한 가지는 ‘두들겨 패야 사기는 오른다'는 속담이 필요 이상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들겨 패야 사기는 오른다는 서양 속담은 자발적인 동기부여 없이 조직에서 강제로 뭔가를 시킬 경우 단기적으로는 개선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중의적인 의미의 격언이란 점에서 이 글을 통해 밝힌 수츠케버의 진의는 여전히 알기 어렵다는 지적과 또 한차례의 내분을 시사하는 것이란 해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