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게임산업연구원(CGIGC)은 최근 '2023년 중국 게임 해외 진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 게임 시장의 누적 매출은 3030억위안(약 55조원), 중국의 총 게이머 수는 6억6800만명, 해외 수출액은 163억달러(약 2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CGIGC가 중국 영상디지털출판협회 산하 게임위원회(GPC)와 공동 발표한 '2022년 중국 게임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 시장의 규모는 2021년 대비 10.3%, 게임 이용자 규모는 0.3%, 해외 매출은 3.7% 감소했다. 2014년 공식 집계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역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2023년 보고서에 대해 CGIGC는 "거시적으로 세계 게임 경제가 회복세로 전환되는 가운데 중국 게임 시장 역시 회복세를 보였다"면서도 "업계의 다음 숙제는 해외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여러 장애물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과제로는 △장거리 운영 과정에서 해외 이용자 모객을 위한 신규 채널 확보 △게임 플랫폼·장르 별 세분화와 다각화 △글로벌 IP 구축 △하드웨어 제조 기술 발전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기술 혁신 등을 제시했다.
중국 게임 시장의 회복에는 거시적 경제 환경 외에도 규제 완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짐작된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8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외산 온라인 게임 수입 허가 출판 심사 번호, 이른바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 이 과정에서 수십 개의 국산 게임이 판호를 취득하고 중국 서비스에 나섰다.
국산 게임 중 최대 기대작으로는 올 7월 현지 서비스를 개시한 스마일게이트의 MMORPG '로스트아크'가 손꼽힌다. 지난달 지스타 콘퍼런스에서 로스트아크 개발사 스마일게이트RPG의 금강선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CCO)는 "로스트아크가 중국 내에서 MMORPG 중 두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흥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로스트아크 외에도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과 넥슨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의 '스톤에이지' IP를 기반으로 중국 현지 게임사가 개발한 '신석기시대' 등이 현지 앱 마켓 매출 톱10에 오르는 등 성과를 거두고 있다.
다만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이 활성화된 만큼 중국 게임들의 한국 진출 역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호요버스의 '원신', '붕괴: 스타레일' 등을 필두로 한 중국산 서브컬처 게임들의 한국 진출이 지속되고 있다.
CGIGC는 2023년 보고서를 통해 "원신과 같은 애니메이션 그래픽 게임이 주류로 대두, 올해 매출은 310억위안(약 5조6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지스타에서도 하이퍼그리프의 '엑스 아스트리스', 쿠로게임즈의 '명조: 워더링 웨이브', 선본 네트워크 '소녀전선 2: 망명', 블루포치 '리버스: 1999' 등의 중국 서브컬처 게임들이 대거 전시됐다.
CGIGC 측은 "게임 시장은 이제 성숙기에 도달한 만큼 해외 진출은 중국, 나아가 모든 국가의 게임 업계에 있어 중요한 방향성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현지화 인력 부족과 마케팅 비용 상승, 문화 차이 극복 등을 위해 업계의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