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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밀레니얼 세대 20% 부모 집 거주...주거비 폭등에 '캥거루족'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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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밀레니얼 세대 20% 부모 집 거주...주거비 폭등에 '캥거루족' 급증

WP, 팬데믹 당시부터 집값과 월세 동시 급등…다른 선택 여지 없어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20%가량이 부모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탐파 포스털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의 20%가량이 부모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탐파 포스털
미국 밀레니얼 세대의 20%가량이 독립을 하지 못한 채 부모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일(현지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선임 이코노미스트가 미 센서스국 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2023년 현재 미국에서 25~34세 연령층의 약 5분의 1가량이 부모 집에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이 연령층이 부모 집에 거주하는 비율이 지난 1980년대부터 줄곧 증가해 왔다고 밝혔다. 이 비율은 여성의 경우 1980년대 당시에는 12%가량에 그쳤었다. 미국에서 밀레니얼 세대는 대체로 1981~1996년 출생자를 지칭한다.

미국 밀레니얼 세대가 독립을 하지 못하는 핵심 이유로는 높은 집값과 월세가 꼽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림에 따라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최근 7% 안팎으로 치솟았다.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미국에서 모기지로 주택을 살 때 이자 부담이 2배가량 늘었다. 게다가 팬데믹 당시부터 줄곧 집값이 올라 젊은 층이 주택 구매를 아예 포기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주택을 사지 못하면 월세로 주거지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월세 역시 폭등함으로써 밀레니얼 세대의 상당수가 부모 집으로 되돌아가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WP가 지적했다.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방 1개 아파트 평균 월세는 뉴욕 4300달러(약 558만원), 샌프란시스코 2970달러, 마이애미 2600달러, 워싱턴DC 2330달러 등이라고 WP가 시장조사업체 점퍼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에서 방 1개 아파트의 평균 월세는 1500달러가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에서 주택 중위 가격은 42만 달러(약 5억4500만원)가량이다. 하지만 집값은 지역별로 편차가 크다. 미 연준에 따르면 미 서부 지역 주택 중위 가격은 60만 달러이고, 동부 지역은 43만 달러가량이다.

미국 밀레니얼 세대가 부모에게서 독립하려는 열망이 식은 것은 아니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약 60%가 부모 세대보다 주택 소유가 더 중요해졌다고 응답했다. 또한 BofA의 별도 설문조사에서 젊은 세대 응답자들은 내 집 마련을 경제적 성공의 상징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1990년대까지만 해도 주택 구매 비용으로 연소득의 3배 정도를 지출했으나 2023년에는 연소득의 5.3배를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임대사이트 렌트닷컴은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팬데믹 이후 전국적으로 임대료가 20%가량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인들이 월 임대료 340달러 이상추가로 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미국에서 2019~2021년 당시에 주택가격 상승 분위기를 타고,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으나 2022년부터 이들이 돌연 사라졌다. 워싱턴포스트(WP)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중반 이전까지 밀레니얼 세대가 사들인 주택의 비중이 전체의 34%를 차지했으나 2022년 하반기에 이 비율이 26%로 급감했다. 이로써 2030세대 주택 구매 비율이 4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