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IT 혁신 기업 전문 증권시장 커창반(科创板)의 소식을 전하는 '커창반일보'는 최근 2023년 중국 7대 투자 기업을 선정했다. 호요버스는 여기에서 귀주 마오타이(贵州茅台)에 이어 두 번째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같은 성장세는 업계에서도 놀랄 만한 높은 수치다. 세계 최대 PC 제조사인 중국의 레노버와 비교하면 호요버스는 레노버 회계연도 2023년(2022년 4월~2023년 3월)의 연 매출 619억달러(약 80조원), 순이익 16억8100만달러(약 2조1900억원) 대비 두 배의 순이익을 거둔 셈이다.
호요버스는 2011년 설립된 '미호요(米哈游)'가 2022년 내세운 글로벌 브랜드명이다. 상하이교통대학 출신 서브컬처 마니아, 이른바 '오타쿠'인 차이하오위(蔡浩宇) 이사와 류웨이(刘伟) 회장, 뤄위하오(罗宇皓) 이사 3인이 의기투합해 세운 기업이다.
회사의 대표작은 2020년 9월 출시된 3D 오픈월드 RPG '원신'이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이 게임은 출시 후 2년 동안 37억달러(약 4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4월 신작 '붕괴: 스타레일' 또한 원신에 뒤쳐지지 않는 수준의 매출 성과를 거두며 성장세에 일조했다. 모바일 게임 플랫폼 블루스택은 붕괴: 스타레일이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앱마켓 기준 매출 10억달러(1조3100억원)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수치에는 중국 현지 안드로이드OS 매출이나 PC·콘솔 플랫폼에서의 매출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과금까지 고려하면 두 게임의 2023년 기준 매출은 커창반일보의 추산에 걸맞게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짐작된다.
호요버스의 게임들은 중국 게임을 향한 시선이 곱지 못한 한국 시장에서도 이례적인 흥행 성과를 내고 있다. '원신'은 주요 업데이트 시점에 여러 차례 엔씨소프트(NC)의 '리니지M' 등 모바일 MMORPG들을 꺾고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다. '붕괴: 스타레일'도 최고 매출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최대 서브컬처 전시 행사로 꼽히는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AGF) 2023'의 메인 스폰서를 맡았다.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이번 AGF에는 이틀 동안 총 6만5442명이 다녀갔다. 지난해 4만7774명 대비 37% 증가한 수치다.
특히 AGF에선 호요버스가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젠레스 존 제로(ZZZ)' 시연대가 마련됐다. 올해까지 두 차례 베타 테스트를 거친 이 게임의 출시 목표 시점은 2024년으로, 붕괴: 스타레일에 이어 또 다른 대작이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ZZZ는 '원신'이나 '붕괴: 스타레일'과 같이 3D 카툰 렌더링 그래픽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나, 세부적으로는 차이를 보인다. 일곱 국가로 이뤄진 대륙, 우주 탐험 등 대규모 세계관을 다룬 두 게임과 달리 도시라는 좁은 세계를 무대로 한다. 콘텐츠적으로도 액션성, 고난이도 전투에 보다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구권에서도 ZZZ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북미 미디어 전문지 스크린 랜트는 "ZZZ는 원신, 붕괴: 스타레일과 전혀 다른 형태로 시장의 새로운 주류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게임"이라 분석했다. 영국의 포켓 택틱스는 "새로운 배경 세계와 빠른 템포의 전투, 매력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전도유망한 신작"이라고 호평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