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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홍해 물류 사태’, 테슬라 유럽 생산기지까지 멈춰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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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홍해 물류 사태’, 테슬라 유럽 생산기지까지 멈춰 세웠다

예멘 후티 반군 소속 헬리콥터가 지난해 11월 20일(현지 시간) 홍해에서 이동 중인 화물선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예멘 후티 반군 소속 헬리콥터가 지난해 11월 20일(현지 시간) 홍해에서 이동 중인 화물선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예멘 후티 반군이 일으킨 이른바 ‘홍해 물류 대란’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유럽 생산기지 조업까지 차질을 빚게 할 정도로 전 세계적인 여파를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이하 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독일 수도 베를린 인근 브란덴부르크주 그륀하이데에 위치한 기가팩토리4의 조업을 오는 29일부터 2주 동안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상선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격이 잦아들 가능성이 당분간 크지 않다는 점에서 기가팩토리4의 조업 차질은 더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후티 반군 홍해 통과 상선 공격에 테슬라 기가팩토리4 조업 중단 결정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가 유럽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기가팩토리4의 가동을 멈추기로 한 이유는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 때문이다.

테슬라는 이날 낸 성명에서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과 이에 대응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의 반격으로 우리의 부품을 실은 화물선의 수에즈 운하 통과에 큰 문제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기가팩토리4에서 생산하는 테슬라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조달에 문제가 발생해 조업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기가팩토리에서는 유럽향 모델Y를 생산하고 있다. 모델Y는 테슬라 전기차 라인업 가운데 최신형으로 유로존 시장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테슬라의 주력 제품이다.

테슬라가 기가팩토리4의 조업을 중단하고 나선 이유는 배터리를 비롯해 모델Y의 조립에 필요한 부품들이 대부분 중국에서 홍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건너오기 때문이다.

수에즈 운하의 통과에 문제가 생기면서 남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을 돌아 화물선이 유럽으로 와야 하기 때문에 부품을 조달하는 데 종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국제 해운 운임도 치솟아


유로존에서 홍해발 물류 대란으로 공장 조업을 멈추고 나선 글로벌 기업은 테슬라가 처음이지만 이는 테슬라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 2위 완성차 제조업체인 지리자동차와 스웨덴이 자랑하는 세계 최대 가구소매업체인 이케아도 홍해발 물류 대란의 여파로 생산과 영업에 초비상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자동차 물류 조사업체인 오토포어캐스트 솔루션즈의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후티 반군에 습격당할 우려 때문에 대부분의 해운사들이 희망봉으로 돌아가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테슬라뿐 아니라 상당수 글로벌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제 해운업계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공격 위협이 갈수록 커지면서 국제 해운사들이 지금까지 약 350억 달러(약 45조원) 상당의 화물을 홍해에서 다른 곳으로 돌려 운송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국제 해운 운임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홍해의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컨테이너 무역량의 20% 이상이 통과하는 핵심적인 지역이다.

중국 상하이해운거래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SCFI)’는 지난 5일 기준 1896.65를 기록해 한 달 만에 83.7%나 치솟았다. 이 지수는 상하이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의 15개 항로 운임을 반영한 것으로 해상 운송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글로벌 지표로 통한다.

특히 상하이와 유럽을 오가는 컨테이너 운임은 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당 2871달러(약 377만원)로 지난달 초 대비 무려 237%나 급증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