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이달 16일 '앱 스토어 리뷰 가이드라인'이란 제목으로 정책 변경안을 공지했다. 미국 내 iOS 환경에 적용되는 이 정책은 애플 앱스토어 내 앱에 외부 결제 링크를 추가할 수 있으며, 웹 결제 진행 시 앱 스토어에 27%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애플의 이번 조치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앱마켓 자체 결제 수수료와 외부 결제 링크 수수료 간 큰 차이가 나지 않기에 자체적인 결제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이 아닌 일반 개발자들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변화로, 법원의 권고에 '꼼수'로 맞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에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한국 정부는 2022년 3월, 주류 앱마켓의 인앱 결제 강제를 막기 위한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 이른바 '구글·애플 갑질 방지법'을 시행했다. 그러나 애플과 구글은 제3자 결제 시스템 도입 시 26%의 수수료를 별도로 앱마켓에 내야 한다는 정책을 실시해 이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애플의 앱마켓 결제 수수료는 회사 전체 매출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자사 앱스토어에서 2022년 기준 연간 1조1000억달러(약 1470조원)의 거래가 이뤄졌으며 매출 중 10% 이하를 마켓 수수료로 거둬들였다고 발표했다.
공시에 따르면 애플은 회계연도 2023년(2022년 10월~2023년 9월) 기준 연 매출 3833억달러(약 512조원), 하드웨어 판매 수익을 제외한 서비스 분야 매출은 852억달러(약 113조원)을 기록했다. 두 기록을 종합하면 앱마켓 수수료가 서비스 분야 매출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애플의 앱마켓 수수료를 인하하라는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앞서 언급한 에픽게임즈는 자사 게임 스토어를 운영하며 12% 수수료 정책을, 한국의 로컬 앱마켓 원스토어는 10% 수수료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연방법원의 판결 이후에도 법정 공방에 나선다. 스위니 대표는 X를 통해 "당사는 향후 미국 내 지방 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형태로 추가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 정부 역시 애플의 앱 마켓 관행에 대한 추가 조사에 나선다. CNBC와 블룸버그, 뉴욕타임즈 등 외신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법무부는 세 차례에 걸쳐 애플 측 변호인단과 접촉했으며 이르면 오는 3월 반 독점 소송전에 나설 전망이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