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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 청산, 중국 본토 자산 처리 관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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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 청산, 중국 본토 자산 처리 관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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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그룹. 사진=연합뉴스


부채만 2조3900억위안(약 443조원)에 달하는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이 홍콩 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은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중국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중국 부동산 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한 투자자들은 청산 명령을 받은 헝다의 자산이 어떤 과정으로 청산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질적으로 청산 명령이 실효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중국 본토 자산의 처리 여부가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수년 이상이 걸릴 청산 과정에서 헝다가 경영 정상화를 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29일(현지시간) 이번 사태의 관건에 대해 ”해당 판결이 별도 법률 체계를 갖추고 있는 중국 본토에서 어떻게 적용되지에 대한 여부“라고 내다봤다.

헝다의 주식과 달러 채권은 홍콩에서 거래되지만 242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대부분은 중국 본토에 있기 때문이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회사 자산의 90% 이상이 중국 본토에 있다.

현재 홍콩 법원은 헝다그룹이 2년 넘게 채권 상환 및 구조조정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청산인으로 구조조정 컨설팅 회사 알바레즈&마샬을 지명한 상태다. 이곳은 미국 리먼 브러더스의 청산 등을 집행한 곳이다. 청산 명령에 따라 청산인이 회사의 자산을 매각해 부채 상환을 진행할 계획이다.

청산인은 해외 채권자에게 새로운 부채구조조정 계획을 제안하거나 이사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홍콩 검찰에 회부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헝다와 같은 규모의 회사가 본토 법원이 아닌 홍콩 법원에 의해서 법정관리 명령을 받은 전례가 없는 데다, 여러 사업부가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과정이 복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데다 중국 기업의 중요 자금줄이었던 홍콩의 역할이 약화될 위험성까지도 있어서 청산 마무리까지는 난관이 예상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이 과거 유사한 사례에서 채권자의 이익보다 부동산 프로젝트의 완공과 계약자 상환을 우선시했다는 점을 들어 본토 법원에서 청산 명령을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숀 시우 헝다 전무이사도 성명을 통해 "회사는 분양자들에게 부동산 인도를 보장하고 청산인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그룹의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산 결정이 내려졌지만, 그 과정이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경영 정상화를 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특히 대부분의 헝다 프로젝트는 지역 단위로 운영되기 때문에 역외 청산인이 압류하기 어렵다는 것도 난제가 될 전망이다.

브록 실버스 카이위안 캐피털 전무 이사 또한 “청산 명령이 중국 내 사업과 자산에 미치는 즉각적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며 “청산인이 해외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해당 권한이 본토에서 인정될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또 커 셩 리 AIMA 아시아태평양 공동 대표는 "국제 투자자들은 본토 법원이 홍콩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지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며 그만큼 헝다의 청산 문제는 미지의 영역이고 다년간의 과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서 그는 "이번 사례는 홍콩의 법적 판단을 중국에서 집행할 수 있는 능력이 확인되는 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