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을 대표하는 완성차 제조업체 볼보가 자사 계열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에서 손을 뗀 것으로 확인돼 폴스타의 향후 전망에 빨간불이 켜졌다.
볼보가 지난 2005년 인수한 지 19년 만의 일이다.
볼보는 폴스타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는 대신 모기업인 중국 지리자동차에 폴스타에 대한 지배권을 넘기겠다고 밝혔으나 폴스타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창업 이래 가장 커진 셈이다.
볼보 역시 브랜드 자체는 스웨덴이지만 지난 2010년 지리차에 인수된 중국계 기업이어서 폴스타도 중국 대기업의 보호막에 의지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볼보 “폴스타에 대한 지원 중단” 선언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볼보는 이날 공식 발표문을 내고 “폴스타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경영권을 지리자동차에 넘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폴스타가 제작하는 전기차의 디자인, 설계, 안전 테스트 등 모든 업무는 물론이고 볼보에 대한 자금 지원도 볼보가 담당해왔었는데 이제 손을 떼기고 했다는 얘기다.
볼보는 폴스타 지분의 약 48%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로이터는 “볼보가 폴스타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한 것은 폴스타에 대한 지원 때문에 볼보 자체의 자원이 잠식되는 등 폴스타발 리스크로 볼보의 경영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그동안 나온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다 테슬라가 지난해 촉발시킨 전기차 가격 인하 전쟁의 여파로 아직 후발업체에 속하는 폴스타가 힘겨운 싸움을 벌여온 것도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폴스타는 이달 초 경영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출고량이 당초 계획보다 낮췄음에도 목표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전세계 사업장에 걸쳐 전체의 인력의 15%를 감원하겠다고 예고했다.
이같은 실적 난조로 폴스타 주가는 지난 2022년 상장 이후 83%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리차 “볼보 지분 유지한 채 폴스타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지리차는 볼보의 발표가 나온 뒤 낸 입장문에서 자사 경영에 집중하기 위한 차원에서 내려진 볼보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지리차는 “우리는 폴스타가 계속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사업운영 및 자금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다만 지리차는 “폴스타에 대한 지원 문제 때문에 지리차가 볼보에 대한 지분을 줄이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자동차 시장 전문가들은 “현금흐름상 내년까지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겠다는 폴스타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라면서 “폴스타의 향후 지속 성장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