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 등 2개의 전쟁이 동시에 발발한 글로벌 안보 불안 속에서 미국 방산업계가 사상 최고 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 언론매체 ‘복스(Vox)’는 4일(현지 시간) 미국의 무기 수출이 지난해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지난해 10월 1일 끝난 2023 회계연도에 미국 정부가 승인한 무기 수출 규모가 809억 달러(약 108조2846억원)로 2022년 당시 519억 달러에 비해 무려 55% 이상 증가했다고 미 국무부 통계를 인용해 전했다. 또한 미국 방산기업이 민간 차원에서 외국에 직접 판매한 무기 규모도 2023년도에 1575억 달러(약 210조8137억원)로 2022년 당시의 1536억 달러에서 증가했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미 정부가 승인한 해외 무기 판매 규모는 2018년에 557억 달러, 2019년에 554억 달러, 2020년에 508억 달러, 2021년에 348억 달러 등이다. 복스는 “미국 정부 관리들은 미국이 무기 수출을 늘려 러시아의 무기 수출을 고사시키고, 유럽과 세계의 미국 동맹국들에 미국산 무기 수입을 장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무기 수출이 급증한 핵심 요인으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 전쟁의 장기화가 꼽힌다.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은 러시아의 군사 위협에 직면해 미국산 무기 구매를 대폭 늘리고 있다. 또한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에 지난 1일 5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무기 지원을 단행했다.
미국은 최근 유럽 동맹국들과 대규모 무기 판매 계약을 속속 체결하고 있다. 폴란드는 450억 달러, 독일은 114억 달러, 체코는 63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무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미 의회 자료를 인용해 복스가 보도했다. 또 노르웨이와 불가리아도 최근 미국산 무기 구매 계약을 맺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와 전쟁을 계속하는 이스라엘에 의회 승인 절차를 우회해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무기 지원을 했다. 미국 정부는 중동 정세 악화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와 대규모 무기 판매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미 국무부가 지난달 29일 공개한 2023년 회계연도 무기 판매 금액이 직전 회계연도에 비해 16%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부는 2023 회계연도(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에 대외군사판매(FMS)와 일반상업구매(DCS) 방식으로 외국에 판매된 무기 규모는 2384억 달러(약 318조1448억원) 규모다. 지난 2022 회계연도에는 2056억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