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저 출산율이란 오명을 얻고 있는 한국의 자녀 양육비가 세계 으뜸을 차지한 가운데 중국이 2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중국 양육비 1인당 1억…한국 빼면 세계 1위
21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공공정책 싱크탱크인 위와인구연구소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부모가 자녀를 18세까지 양육하는 데 들어가는 돈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의 6.3배인 53만8000위안(약 996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이 싱크탱크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1인당 GDP의 6.9배인 48만5000위안(약 8980만원)이 드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어 절대적인 비용 측면에서도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디언은 한국의 양육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여전히 중국보다 많은 세계 1위라는 점은 확인했다.
중국에 비하면 미국의 양육비는 1인당 GDP의 4.11배, 일본은 4.26배로 조사됐다고 위와인구연구소는 밝혔다.
한국·중국 두 나라의 양육비가 미국은 물론 세계적인 초저출산 국가로 유명한 일본 같은 나라보다도 현격한 차이로 많은 것으로 나타난 셈이다.
중국의 경우 도시에 거주하는 자녀를 기준으로 할 경우 평균 양육비는 66만7000위안(약 1억2340만원)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中 가임여성들, 막대한 양육비 부담으로 출산 의향 매우 적어
이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인 데 비해 중국은 아직 한국에 비할 정도는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양육비가 한국을 제외하면 세계 1위 수준이 된 배경에 대해 보고서는 중국의 가임(可妊) 여성들이 겪는 문제를 가장 큰 것으로 꼽았다.
보고서는 “중국의 사회적 환경이 여성의 출산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조성돼 있지 않은데다 출산을 선택할 경우 따르는 기회비용이 과도하다는 점이 이 같은 결과를 낳는 데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출산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게 하는 중국의 이 같은 사회적 배경 속에서 가정과 직장을 동시에 챙겨야 하는 가임 여성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양육비의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자녀를 낳겠다는 생각이 그 어느 나라보다도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양육비 문제에다 남녀차별이 아직 일반적인 중국 사회에서 자녀를 출산하면 직장 경력까지 단절되는 문제도 가임 여성들이 출산에 대한 관심을 매우 적게 갖는 또 다른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