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튼 미 전략사령관, 다수의 적과 동시 핵전쟁 치를 가능성 제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핵전쟁 비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면 핵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미국 정부 내에서도 핵전쟁 시나리오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핵 위협을 한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문제가 좀 더 복잡하다”면서 “글로벌 군축 통제 시스템이 붕괴하고 있는 상황에서 서방과 러시아 간 대결이 널리 확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방위비를 제대로 분담하지 않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부추기겠다는 취지의 ‘폭탄 발언’을 쏟아낸 뒤 그 파장이 증폭되고 있다. 독일은 최근 핵무기 보유국인 영국과 프랑스에 미국이 집단 방위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태를 상정한 ‘비상 대비 계획’ 수립을 요청했다. 독일 일각에서는 자체 핵무장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사우스캐롤라이나 대선 후보 경선 유세에서 "그들(나토)이 '돈(방위비)을 안 내도 미국이 우리를 보호할 건가'라고 물어 '절대 아니다'라고 답했더니 믿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때 큰 나라의 대통령 중 한 명이 '러시아가 나토를 침략하면 우리가 돈을 내지 않더라도 미국이 우리나라를 방어할 것인가'라고 물었다"며 "난 '그렇게 하지 않겠다. 실은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걸 하도록 부추기겠다. 돈을 내야 한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푸틴의 핵전쟁 위협 발언이 나온 뒤 앤서니 코튼 미군 전략사령관은 29일 중국, 러시아, 북한, 이란이 군사협력을 확대함에 따라 미국이 핵무기를 보유한 여러 적국과 동시에 전쟁을 치를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코튼 전략사령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우리가 우리와 비슷한 핵 역량을 가진 하나가 아닌 두 국가와 맞서고 있고, 그 나라는 러시아와 중국이다"고 말했다. 코튼 사령관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이란의 핵 야망, 이들 국가 간 관계 강화를 결합하면 우리의 전략적 셈법이 여러 단계 더 복잡해지고, 우리가 핵무장을 한 다수의 적과 동시에 전쟁을 치를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에게 그들 영토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은 실제 핵무기 사용과 그에 따른 문명 파괴를 의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전략 핵무기가 완전한 준비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킨잘, 아반가르드, 치르콘 극초음속 미사일과 신형 레이저 무기 페레스베트가 실제 전투에 사용되고 있다고 푸틴이 밝혔다. 그는 이어 핵 추진 순항미사일 부레베스트닉과 핵 추진 어뢰 포세이돈 등 차세대 핵무기 시험이 완료 단계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르마트가 현재 군에 배치돼 있으며 곧 전투 임무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