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은 7일(이하 현지 시간) 열리는 이사회에서 정책금리를 4회 연속 동결할 전망이다. 유로존의 인플레 기조는 둔화됐지만, 임금 인상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라가르드 ECB 총재가 금리 인하 전환까지의 로드맵을 어떻게 설명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CB는 2023년 10월 이후 3회 연속 정책금리를 동결해왔다. 정책금리 중 하나인 중앙은행 예금금리는 4.0%로 최고 수준을 반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그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해 왔지만 언제까지 계속될지 여부를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의 예측에 따르면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내년 2.1%, 2026년 1.9%로 추정하고 있다. 2% 물가안정 목표를 향한 로드맵을 어떻게 상정할 지가 이번 이사회의 중요 안건 중 하나다. 유럽연합(EU) 통계국이 1일 발표한 2월 유로존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가격 변동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증가율은 3.1%로 7개월 연속 둔화됐다. 하지만 시장 예상치인 2.9%를 웃돌았고 임금 인상 등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반영하는 서비스 부문은 3.9% 상승했다. ECB는 이번 여름까지 금리 인하 전환의 시기를 신중하게 살펴보고 있다.
이사회 내부에서는 최소한 올봄까지 물가를 좌우하는 임금 동향을 주시해 가며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지난 1월 회합에서는 금리 인하 개시의 논의는 시기상조로 ‘졸속한 금리 인하의 위험은 너무 늦은 경우보다 훨씬 크다’라는 인식을 이사들 사이에 공유했다. 유로존의 임금 인상 압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타결 임금은 지난 해 4분기 전년 동기대비 4.5%상승했다. 3분기의 4.7% 상승에 비하면 둔화됐지만 미국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