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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트럼프 ‘자동차산업 피바다’ 발언 엄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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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 트럼프 ‘자동차산업 피바다’ 발언 엄호 논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일론 머스크 X 총수.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과 일론 머스크 X 총수. 사진=로이터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재집권에 성공하지 못하면 미국 자동차산업이 피바다가 될 것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틈을 비집고 일론 머스크 X 총수가 기다렸다는 듯 X 띄우기에 나서면서 ‘자가당착’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야심찬 전기차 육성 전략을 폐기할 뜻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트럼프를 미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의 사령탑인 머스크가 옹호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형국이라서다.

수입차에 대한 무역장벽 세우기를 공언하고 있는 트럼프를 시장경쟁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혁신의 아이콘’ 머스크가 두둔하고 나선 것도 이율배반적인 태도라는 지적이다.

◇트럼프 “내가 재집권 못하면 미국 자동차산업 피바다 될 것”


17일(이하 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전날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내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미국 자동차산업은 피바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백악관에 재입성하지 못하면 수입차가 밀려들어와 미국 자동차산업이 붕괴되는 것을 막을 수 없으니 미국 자동차산업의 보호를 누구보다 강조하는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한 셈이다.

실제로 그는 이날 집회에서 “내가 재집권에 성공하면 우리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모든 수입차에 대해 100% 관세를 물려 어떤 외국 기업도 미국 땅에서 자신들의 차를 팔지 못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진작부터 수입차 규제 공언


트럼프가 수입차에 대한 무역장벽을 치겠다는 발언을 이번에 처음 내놓은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1월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난 모든 종류의 자동차가 미국에서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면서 “관세나 다른 수단을 동원해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만들어 자동차 산업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지금 다른 나라들은 멕시코에 그 어디보다 큰 공장들을 짓고 있으며 미국에서 무관세로 자동차를 팔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바 있는 숀 페인 전미자동차노조(UAW) 위원장을 향해서도 “그는 미국의 자동차산업을 중국에 팔아넘기고 있다. 자동차산업의 55%가 이미 미국을 떠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과거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흐지부지된 바 있다.

◇머스크 “기성언론들, 트럼프 발언 왜곡”


트럼프가 ‘피바다’라는 극단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수입차에 대한 무역장벽 세우기 계획을 공언한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이 대서특필하고 나서자 머스크 X 총수도 논란에 가세했다.

머스크는 17일 X에 잇따라 올린 글을 통해 피바다 발언으로 언론의 도마에 오른 트럼프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머스크는 이 글에서 “이번 트럼프 발언에 대한 언론 보도처럼 아직도 기성언론의 왜곡보도에 휘둘리고 있는 지인들이 있다면 X라는 공정한 플랫폼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달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제도언론이 트럼프의 발언을 의도적으로 왜곡해 보도하고 있지만 X가 그나마 가장 공정하게 사실을 유통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X를 이용할 것을 주변인들에게 권유해줄 것을 독려한 셈이지만, 트럼프가 논란에 휩싸인 상황을 X를 홍보하는 기회로 적극 활용하려는 의지도 읽히는 대목이다.

머스크가 트럼프를 비호하고 나선 자체는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는 미국의 대표적인 기성언론이자 유력 일간인 뉴욕타임스(NYT)가 지난해 11일 주최한 한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후보로 출마해도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공화당을 지지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피력한 바 있다.

그러나 사실상 미국산 전기차를 사실상 키우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가 만든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폐기를 트럼프가 공언하고 있는 상황과 이 법으로 가장 대표적으로 혜택을 보는 업체인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머스크가 트럼프를 엄호하고 나선 것은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이다.

X를 띄우려다 테슬라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에 대해 테슬라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