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이 마침내 기업공개를 단행했으나 초장부터 악재에 직면한 형국이다.
레딧은 미국 개미투자자들의 성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지 않게 상장 직후 주가가 70% 가까이 급등하면서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해주는데 성공했으나 스티브 허프먼 최고경영자(CEO)를 둘러싸고 고액 연봉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허프먼 연봉, 메타·스냅챗·핀터레스트 CEO 합친 것보다 많아
2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쿼츠에 따르면 레딧의 공동창업자이자 현 CEO인 허프먼이 지난해 연봉으로 무려 1억9300만달러(약 2597억원)를 챙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장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쿼츠는 “허프먼 CEO가 받은 연봉은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을 거느린 메타플랫폼스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물론이고 미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의 에반 스피겔 CEO, 세계 최대 이미지 공유 플랫폼인 핀터레스트의 빌 레디 CEO의 연봉까지 합친 것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쿼츠가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레디 핀터레스트 CEO의 연봉이 1억2270만달러(약 1651억원), 저커버거가 2710만달러(약 364억원), 스피겔이 330만달러(약 44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저커버그 메타 CEO의 경우 메타의 대주주여서 연봉 외에 막대한 배당금을 받고 있는 점은 다르다고 쿼츠는 전했다.
과잉 연봉 논란에 허프먼 “회사 잘 이끈 것에 대한 보상일 뿐”
포춘에 따르면 허프먼의 연봉이 이처럼 높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레딧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허프먼의 고액 연봉과는 대조적으로 레딧에서 유통되는 콘텐츠의 관리를 맡고 있는 서브레딧 관리자들에게는 전혀 보수가 지급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도 이번에 아울러 밝혀지면서 논란이 크다.
허프먼의 연봉 문제와 관련해 레딧에 개설된 토론 코너에서 한 참여자는 “관리자들은 한푼도 못 받고 있는데 CEO는 도가 넘는 연봉을 챙기고 있다”며 개탄했다.
포춘은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관리자들이 없이는 레딧의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CEO의 과잉 연봉 문제는 상장 이후 레딧의 지속가능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의 연봉으로 논란이 크게 일자 허프먼도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그는 레딧에 올린 글에서 “내 연봉은 기본급과 스톡옵션으로 구성돼 있다”면서 “레딧 이사회에서 내가 보여준 실적에 따라 정해 지급해주는 것이지 내가 어떻게 마음대로 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의 실적이 좋으면 나도 좋은 보상을 받는 것이고 회사의 실적이 나쁘면 나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회사를 잘 이끈 결과 큰 보상을 받은 것일 뿐이라는 해명인 셈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