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는 지난해 2월 미시간주에 CATL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기술을 이용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드가 35억 달러를 투자해 100% 지분을 갖고, CATL은 기술 라이선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미국산 전기차에 보조금을 주는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르면 북미산 배터리 부품과 핵심 광물 원산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전기차 조립이 북미에서 이뤄져야 한다.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와 미·중 전략경쟁특위는 포드의 CATL 투자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포드는 지난해 9월 공장 건설을 일단 중단했다. 포드는 11월에는 투자 규모를 애초 35억 달러에서 20억 달러로 줄이고, 공장 건설을 재개했다. 고용 인원도 2500명에서 1700명으로 줄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배터리 기업들이 IRA 규정을 우회해서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려고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한국이나 모로코와 합작법인(joint venture)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는 미·중 간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CATL의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에 제동이 걸릴 수 있고, 미국 내 시장 지분이 오는 2030년까지 3% 정도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렇지만 이때까지 유럽 시장에서 CATL의 점유율이 35%로 치솟을 것으로 모건스탠리가 분석했다.
CATL은 현재 테슬라에 가장 많은 배터리를 공급하는 업체다.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에 CATL 배터리가 장착돼 유럽 시장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테슬라는 CATL의 장비를 사용해 자사의 에너지저장장치(ESS)인 ‘메가팩’ 생산 공장을 지을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었다. 테슬라가 CATL로부터 유휴 장비를 사들여 네바다주 스팍시스에서 메가팩을 생산한다. 테슬라가 이 비용을 100% 부담하고, CATL 직원은 장비 설치를 지원할 것이라고 이 매체가 전했다.
올해 1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을 뺀 세계 각국에서 판매된 순수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된 총 배터리 사용량은 작년 1월에 비해 43.2% 증가한 319.4기가와트시(GWh)로 집계됐다.
CATL은 작년 1월과 비교해 28.5% 성장한 5.7GWh로 점유율 25.8%를 기록하면서 1위 자리를 지켰다. CATL은 테슬라, BMW,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자동차, 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1월에 비해 28.5% 증가한 5.4GWh의 사용량을 보였고, 점유율은 CATL에 1.4%포인트 뒤진 24.4%로 2위를 차지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