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분야에 대한 전략이 미세하게 엇갈리고 있다. HBM시장 1등을 차지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1등 수성을 위한 전략으로 업계 가장 빠른 생산에 나선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개최된 주주총회를 통해 "현존 HBM 최고 성능이 구현된 HBM3E 제품을 이달부터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HBM3E는 5세대 HBM제품으로 SK하이닉스의 양산이 세계 최초가 된다. HBM 분야의 1등 기업인 SK하이닉스의 기술력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SK하이닉스를 바짝 뒤쫓고 있는 삼성전자는 고용량 제품을 앞세워 SK하이닉스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0일 개최된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초일류 기술 리더십을 되찾겠다"며 "AI 업계가 요구하는 고용량 제품을 통해 시장 우위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36GB(기가바이트) HBM3E 12H(12단 적층)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뿐만 아니라 포스트 HBM이라고 평가받는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제품을 선보이며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된 반도체 학회 '멤콘 2024'에서 삼성전자는 CXL 기반 제품인 △CMM-D △CMM-H △CMM-B 솔루션을 대거 선보였다. HBM 이후 시장을 선점하려는 삼성전자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의 경쟁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최근 개최된 AI 분야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GTC)에서 양사는 대표 HBM 제품을 선보였다.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의 HBM을 사용 중인데, 이 자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HBM에 '승인'이라는 사인을 남겨 주목을 끌었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HBM을 검증 중이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