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英 천체물리학자 “머스크 화성 이주계획은 위험한 망상”

“일론 머스크가 추진 중인 화성 이주계획은 망상이다”

영국의 저명한 우주학자이자 천체물리학자인 마틴 리스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가 최근 내놓은 문제 제기다.
머스크의 계획은 머스크가 세계 최대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는데다 인류 최초로 화성에 인류를 대규모로 보내겠다는 구상 자체가 획기적이어서 전 세계적으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지만 막상 현실과는 거리가 먼 계획이라는 비판을 제기한 것이어서 또 다른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과학 전문매체 퓨처리즘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리스 교수는 영국 상원의장실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채널에 최근 출연한 자리에서 머스크의 화성 이주계획에 대해 “인류를 우주선에 태워 화성으로 보내겠다는 구상 자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라면서 “한마디로 위험한 망상”이라며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리스 교수는 영국 왕립천문대의 명예 대장이라는 직함도 갖고 있다. 그가 머스크의 계획에 대해 망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판한 가장 큰 이유는 머스크의 계획이 인류가 닥친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머스크가 인류의 새로운 보금자리로 화성을 정한 것은 인류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인데, 지구에서 먼저 해결책을 찾는 것을 생략하고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리스 교수는 “지구촌이 직면한 기후변화라는 위기를 방관한 채 화성으로 가겠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발상이라고 본다”면서 “화성을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드는 일과 비교하면 지구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 수준이다”라며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을 먼 미래의 문제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리스 교수도 화성을 탐사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지구의 대안으로 화성을 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는 “화성에 목숨도 버릴 각오가 돼 있는 일부 개척자들을 보내는 것은 가능할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면서 “그러나 지구에 닥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피하기 위해 인류를 화성에 대규모로 이주시키는 문제는 위험한 망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리스 교수는 대안도 제시했다. 인간 대신에 생명을 잃을 위험이 없고 원격 제어가 가능한 로봇을 활용하자는 것이 대안의 핵심이다.

아울러 혈세로 조성되는 막대한 공공자금을 투입하는 것보다는 위험을 감수하고도 탐사를 추진하고자 하는 민간기업이 독자적으로 자금을 모아 화성 탐사를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는 “목숨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고도 화성을 탐사하겠다는 극소수 탐험가를 말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그의 시각과 궤를 같이하는 주장이다.

리그 교수는 “50년 전까지만 해도 인간만 할 수 있었던 일을 지금은 로봇이 수행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면서 “로봇의 능력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상황에서 사람을 직접 화성에 보낼 필요성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