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이번 미·중 정상 간 통화에서 구체적인 정책적 성과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의 한 당국자는 “양측이 위기관리 차원에서 현안을 점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을 곧 방문하는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중국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중국이 최근 몇 개월 동안 내수 약화로 자국의 경기 둔화를 막으려고 과잉 수출을 하고 있다는 점을 옐런 장관이 중국 당국자들에게 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산 수출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범람함에 따라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미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게 미국 측 주장이다. 옐런 미 재무장관은 3일부터 9일까지 중국을 방문하고, 블링컨 장관도 수주 내에 중국을 찾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에 대해 "미국이 중국에 끝없는 경제·무역·기술 억압 조처를 했고,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목록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 주석은 이것은 ‘디리스킹’이 아니라 ‘위험 조장’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미국이 호혜적 협력을 하고 중국 발전의 이익을 함께 나누려 하면 중국의 문은 항상 열려 있을 것이나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 발전을 억압하고 중국의 정당한 발전권을 박탈하려 하면 우리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대만 해협의 안정 유지 중요성을 강조했고,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선박에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이 핵과 미사일 증강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북한과 관련한 바이든 대통령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과 시 주석의 반응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틱톡' 문제도 논의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틱톡 소유주에 대한 우려를 재확인했다"면서 “틱톡 사용 금지가 아니라 매각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이것은 국가 안보와 미국인의 데이터 보호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신화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날 통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정상회담 이후 미·중 관계의 진전은 양측이 이견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면서 적극적으로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국과 관계 강화를 통해 중국에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중국과 충돌할 의도가 없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고 전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