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각) 일론 머스크 소유의 스타링크가 미국의 적들에게 이용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미국에서 아프리카, 중동, 동남아시아 등으로 흘러 들어가는 어둠의 경로를 동행 취재했다.
모스크바 소재 온라인 소매업체 쇼포즈(shopozz.ru)의 한 판매원은 먼지청소기와 차량용 스마트폰 거치대를 판매하는 평소 사업 외에도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군에게 수십 개의 스타링크 인터넷 단말기를 판매하여 추가 수익을 올렸다.
러시아는 표면적으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개발한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의 사용을 금지했지만, 중개인들은 최근 몇 달 동안 단말기를 구입해 일선의 러시아군에 배송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은 한 때 효과를 본 전술이 통하지 않아 곤경에 처했다.
올렉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모스크바의 판매원은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주문이 ‘새로 편입한 영토 - 즉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 지역’에서 오거나 군사용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자원봉사자들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군인들에게 이 장비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부터 아프리카 수단에 이르기까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 스타링크는 즉각적이고 대체로 안전한 인터넷 접속을 제공한다. 군대와 지휘관 간의 효율적인 통신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타링크는 현대 전쟁에서 중요한 요소가 된 드론 및 기타 첨단 기술을 제어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쉽게 활성화할 수 있는 하드웨어의 확산은 모기업 스페이스X를 전쟁의 혼란스러운 지정학으로 끌어들였다. 이 회사는 스타링크 액세스를 제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특정 국가 및 위치에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권한도 가지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스타링크 기술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는데, 이는 정보 통제를 약화시킬 수 있고 미국 기술에 대한 일반적인 의심 때문이다. 머스크는 X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러시아에 단말기가 판매되지 않았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이베이 판매자에게 연결하는 몇몇 러시아 온라인 소매 플랫폼을 포함한 스타링크 밀매 과정을 추적해 왔다.
WSJ는 러시아와 수단의 중개인과 재판매업자를 인터뷰하고, 스페이스X 하드웨어를 일선으로 전달하는 러시아 자원봉사단과 동행 취재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사 결과, 스타링크 하드웨어를 위한 어둠의 세계 공급망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및 아랍에미리트에 불법 거래를 촉발시켜 수천 개의 흰색 피자 상자 크기의 장치가 미국의 적대국과 전쟁 범죄자들 손에 들어갔다.
러시아에서 중개인들은 미국 및 중앙아시아, 두바이 또는 동남아시아의 블랙마켓을 통해 하드웨어를 구매한 다음, 러시아로 밀수한다. 러시아 자원봉사자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들이 군에 단말기를 공급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자랑한다.
이에 대한 WSJ의 질문에 러시아 정부는 응답하지 않았다.
성일만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exan50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