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이상기후와 인공지능(AI) 산업의 발전으로 2050년까지 전력 수요는 지금보다 8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라 상대적으로 탄소 배출이 적고 대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수급이 가능한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반면,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위기와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핵심 원자재의 공급 불안정을 부추기면서 이들 핵심 광물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안정적인 수급처 확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구리는 각종 전선과 전자 기판, 각종 발전기 등은 물론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모터와 배터리 등의 핵심 소재로 사용된다. 사용처가 늘면서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지만, 파나마를 중심으로 남미지역 주요 광산들이 생산성 하락 등의 이유로 광산을 대규모로 폐쇄하거나 생산을 줄이고 있다.
또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중국의 구리 제련소들이 가동을 줄이면서 생산 비용이 늘어나고, 전 세계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구리 가격을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분석된다.
우라늄 가격도 미국과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물론 중국과 중동 국가들이 원자력 발전을 재개하거나 신규 원전 도입 계획을 잇달아 추진하면서 점차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미국은 급등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신규 원전 계획 수립은 물론 이미 사용 연한이 다 되어 폐쇄된 구형 원자로들의 재생 및 재가동까지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2021년 상반기까지 파운드당 평균 30~40달러 선을 유지하던 우라늄 정광 가격은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지난 1월 100달러를 돌파했다. 2년 사이 3배나 급등한데다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비싼 가격이다.
원전에 대한 관심도 우라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지만, 세계 최대 농축우라늄 공급 국가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인해 수출길이 막히면서 원전 연료로 사용하기 위한 농축 비용이 상승한 점도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한편, 구리 및 우라늄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들 핵심 금속 소재들이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주로 현물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선물 투자가 대부분이다.
구리의 경우 이미 세계 각국 증시에 ETF 선물 투자 상품이 있으며, 우라늄도 뉴욕과 런던 증시에 선물 ETF가 상장돼 있다. 스프로트 등 일부 자산운용사들도 구리 및 우라늄 선물 ETF를 취급하면서 투자자들에게 간접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