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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규제 리스크' 틱톡, '틱스타그램' 출시로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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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규제 리스크' 틱톡, '틱스타그램' 출시로 맞대응

하원의원 통과 '틱톡 금지법'…세계적 규제 압박
미완성 서비스 '틱톡 노트' 공식 웹페이지 오픈
인스타그램과 맞대결 불가피…"경쟁력 충분해"

바이트댄스가 이미지 중심 소셜 미디어 '틱톡 노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틱톡 노트 사이트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바이트댄스가 이미지 중심 소셜 미디어 '틱톡 노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틱톡 노트 사이트 캡처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가 사진 중심의 소셜미디어를 새로이 선보인다. 미국 등 서구권의 규제 리스트에 대응하기 위해 서비스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며 경쟁사 메타 플랫폼스의 '인스타그램'과 직접적으로 경쟁할 전망이다.

인터넷 상에는 최근 '틱톡 노트(Tiktok Notes)'란 이름의 웹페이지가 개설됐다. 일상 속 이미지와 텍스트로 구성된 포토 카드를 여럿 겹쳐놓은 콘셉트 이미지와 더불어 '앱 열기(Open App)' 녹색 버튼으로 구성된 페이지로, 아직 완성되진 않은 것인지 12일 기준으로는 앱 열기를 눌러도 상호작용은 일어나지 않는다.
BBC와 테크 크런치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 사이트는 틱톡이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웹사이트다. 틱톡 운영진은 해당 사이트 오픈과 더불어 주요 이용자들을 상대로 '이미지 게시물을 위한 전용 앱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지를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중국 매체 남화조보(SCMP)는 틱톡 노트가 미국 규제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한 신규 서비스라고 분석했다. 남화조보는 바이트댄스의 업계 라이벌인 알리바바 그룹의 자회사에서 운영하는 뉴스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에선 최근 바이트댄스가 틱톡을 6개월 안에 미국 사업자에게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앱 마켓에서 퇴출하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다. 틱톡이 미국 이용자 정보를 중국 정부에 넘기는 등 국가 안보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틱톡 미국 법인의 기업 가치 추산치는 2022년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현 X)를 인수하며 들인 가격인 440억달러(약 60조원)부터 최대 1000억달러대(약 137조원)까지 폭넓게 거론된다.

잠재적 인수 후보로는 제너럴 아틀란틱과 세콰이어캐피털, 서스퀘하나 인터내셔널 그룹 등 사모펀드들, 마이크로소프트(MS)에 754억달러(약 103조원) 규모의 빅 딜을 성사시켰던 로버트 '바비' 코틱 액티비전 블리자드 전 대표 등이 물망에 올랐다.

하원이 발의한 '틱톡 금지법'은 상원의원까지 통과한다면 정식으로 시행될 수 있다.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일본 정부 등이 줄줄이 정부기관에서 이용하는 공용 스마트폰에서 틱톡 설치를 금지하는 등 미국의 규제에 동조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틱톡 노츠'가 실제 출시된다면 인스타그램의 대항마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틱톡 노츠'가 실제 출시된다면 인스타그램의 대항마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사진=로이터

틱톡 노트가 실제로 출시된다면 기존 소셜 미디어 중 인스타그램의 대항마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틱톡은 지난해에도 텍스트 전용 게시물 기능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겨냥해 '틱톡 스토리'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메타 역시 틱톡 등 숏폼 동영상이 유행한 후 인스타그램에 숏폼 영상 기능 '릴스'를 추가한 전례가 있다. 지난해에는 X(옛 트위터)를 겨냥한 단문형 소셜 미디어 '스레드'를 인스타그램 기반 서비스 형태로 선보이기도 했다.

인스타그램은 세계적으로 24억명의 네티즌들이 활용하는 초거대 소셜 미디어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미국의 인스타그램 이용자 수는 약 1억6900만명으로 추산된다. 미국 정부가 2022년 발표한 총 인구수 3억4000만명의 절반 수준이다.

틱톡 이용자가 인스타그램형 콘텐츠를 이용할 유인도 충분하다. 모바일 시장 분석 업체 센서타워의 이용자 행동 패턴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미국의 틱톡 이용자 중 80%가 틱톡과 인스타그램을 함께 이용했다. 이 외에도 유튜브는 94%, 페이스북은 68%의 이용자가 함께 이용했다.

카렌 노스(Karen North)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 커뮤케이션학 교수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틱톡이 '인스타그램'계열 소셜 미디어를 새로 출시하는 것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숏폼 동영상 시장을 넘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모든 것을 소유하기 위한' 행보를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인스타그램은 10년 넘게 서비스되는 과정에서 '세련된' 사람들만을 위한 플랫폼으로 바뀐지 오래"라며 "아마추어들의 어설픈 춤과 노래도 칭찬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틱톡의 속성을 고려해보면 신생 서비스 역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