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통신업체들에게 이들 업체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서서히 퇴출토록 지시했다는 보도가 주가 급락을 불렀다.
외국산 반도체, 국산 대체
WSJ은 이날 소식통들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올해 초 중국 최대 통신사들에게 외국산 CPU들을 퇴출시키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퇴출 마감시한은 2027년이다.
2027년 이후에는 통신용 서버 등에서 인텔과 AMD CPU를 모두 중국산 CPU로 대체해야 한다.
인텔과 AMD는 전세계 CPU 시장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시하기 전 이미 통신사들은 자국산 CPU로 서서히 대체를 시작했다.
과거 중국의 외국산 반도체 금지 조처가 기술력 미비로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했던 것과 달리 최근 수년 사이 중국 업체들의 기술이 크게 발전해 이미 중국 반도체가 인텔 등을 밀어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중국산 CPU도 안정성이 크게 개선됐고, 품질도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 심화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이 사실상 인텔과 AMD CPU 퇴출을 지시한 배경은 안보였다.
미국이 화웨이 등 중국산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도록 한 것과 동기가 같다.
통신장비에 뒷문을 만들어 미국 사용자 정보 등 국가 기밀을 중국에 몰래 빼돌릴 지 모른다는 의구심으로 미국이 중국산 통신장비를 금지한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인텔이나 AMD 반도체에 같은 기능을 하는 장치가 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미국이 엔비디아와 AMD에 고성능 AI 반도체 중국 수출을 금지하면서 중국이 보복에 나서고 있는 것도 배경 가운데 하나다.
중국은 미국의 대응에 맞서 마이크로소프트(MS) 소프트웨어와 델 테크놀로지스의 컴퓨터에 철퇴를 내렸다.
중국 정부는 정부기관, 국영기업들에 미 소프트웨어, PC 대신 중국산으로 교체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인텔, AMD 된서리
중국이 외국산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기로 한 이번 조처는 사실상 인텔과 AMD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사용자 정보를 저장하고, 기지국간 연결을 책임지는 통신장비에서 외국산 CPU를 빼도록 해 직접 인텔과 AMD를 지목한 것은 아니지만 이들 두 업체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인텔은 올해 전세계 서버용 CPU시장 점유율이 71%, AMD는 23%에 이를 전망이다. 두 업체 전세계 서버용 CPU 시장점유율이 94%가 된다는 뜻이다.
인텔과 AMD는 이날 급락했다.
인텔은 1.94달러(5.16%) 폭락한 35.69달러, AMD는 7.22달러(4.23%) 급락한 163.28달러로 추락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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