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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 4위 넘보는 14억 인도 증시…시총 7000조원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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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세계 4위 넘보는 14억 인도 증시…시총 7000조원 육박

IMF "2027년 명목 GDP, 일본·독일 제치고 세계 3위 부상"
정치·경제 불확실성 커, 장기 투자·포트폴리오 다양화해야

14억 인구의 인도 증시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탄탄한 경제를 바탕으로 호황이 예상되지만 위험 요소도 잠재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14억 인구의 인도 증시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탄탄한 경제를 바탕으로 호황이 예상되지만 위험 요소도 잠재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사진=로이터
"인도 경제의 펀더멘털은 매우 양호하다. 인도 주식을 사는 데 있어 다소 비싸다는 점 외에는 눈에 띄는 불안 요소는 없다."

이는 산카란 나렌 ICICI 프루덴셜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인도 증시는 최근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수 역사상 최고치 경신, 시가총액 4조8000억 달러 돌파


주요 주가 지수인 SENSEX는 4월 10일 종가 기준 7만 5038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5년 만에 약 90% 상승한 수치다. 퀵 팩트셋(QUICK FactSet)의 지역별 지수를 기준으로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달러화 기준)을 보면 인도는 현재 4조 8000달러(약 6648조 원)에 달한다. 시가총액 규모로는 미국, 중국 본토, 일본, 홍콩에 이어 세계 5위이며, 4위인 홍콩과의 역전도 바라볼 수 있다.

인도 증시 호조의 배경에는 높은 경제 성장률이 있다. 인도 정부는 2월 말 2023년도(2023년 4월~2024년 3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6%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중국(5% 정도)을 제치고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가 2027년까지 명목 GDP에서 일본과 독일을 제치고 세계 3위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한다.

모디 정부는 제조업 진흥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를 내세우며 특히 자동차 산업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다른 산업에 비해 법인세율이 낮은 데다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한다. 니틴 가드카리 도로교통부 장관은 "2029년에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생산 허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자동차 산업 성장, 전기차 시대 본격화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신차 판매량(출하 기준, 승용차와 상용차 합계)은 약 508만대로 일본을 넘어섰다. 정부는 1~2% 정도에 불과한 승용차 EV(전기차) 비율을 30년 내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산업 진흥책에 힘입어 토종 업체들이 부상하고 있으며, 전기차 국내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타타자동차는 2024년도 국내 판매량을 10만대 이상으로 2023년도에 비해 20~30% 늘릴 계획이다. 시장의 전기차에 대한 기대가 높아 타타자동차의 시가총액은 한때 자동차 최대 업체인 마루티 스즈키를 앞지르기도 했다.

마루티 스즈키도 공세를 펼친다. 연내 인도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며, 2030년까지 전체 자동차 생산능력을 400만대로 약 2배로 늘릴 계획이다. 아프리카나 일본 수출도 검토하고 있어 머지않아 인도산 EV가 세계를 무대로 미국, 중국과 경쟁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자동차 산업 이후, 춤추는 인도 증시의 다채로운 무대


유망 종목은 자동차뿐만이 아니다. 인도 인구는 14억2000만 명이 넘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다를 기록했다. 중산층 확대에 따라 은행, 소매 등 내수 주에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민간 대형 은행인 ICICI 은행의 시가총액은 5년 만에 약 2.5배로 증가했다. 주택 및 자동차 대출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상업은행의 대출 잔액은 약 153조5000억 루피(약 2543조 원)로 전년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인도 증시 호조의 주역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일반적으로 6~7% 정도로 높은 편이지만, 이를 상회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주요 거래소 중 하나인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의 티르탄칼 파트나이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접근하게 되었다"면서 "특히 저렴한 4G 요금제와 온라인 투자 플랫폼의 등장이 개인 투자자들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SIP, 소액 투자를 통한 장기 성장 추구


인도에는 소액으로 적립식 투자를 시작할 수 있는 SIP(Systematic Investment Plan)라는 제도가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이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투자처는 대부분 국내 주식이라고 한다. 뭄바이에 거주하는 한 SIP 이용자는 "인도는 물가 상승률이 높아 은행에 자산을 맡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SIP를 통해 장기적으로 자산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인도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연령대는 젊은 편이다. 20~30대 투자자들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인도 경제의 미래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온라인 투자 플랫폼의 보급이 젊은 세대의 투자 참여를 촉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투자자들의 만족도 또한 높은 편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인도 주식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70% 이상이 투자 성과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인도 경제 성장에 대한 확신과 투자 환경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장기 성장 가능성 높지만, 주의해야 할 위험 요소도 존재


물론 인도 증시에도 주의해야 할 위험 요소가 존재한다. 주요 대형주로 구성된 Nifty 50 지수의 2월 기준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은 21.1배로 지난 15년 평균(15.9배)에 비해 비싸다. 후지이 다쿠 다이와증권 캐피탈마켓인도 대표는 "연간 10~20%의 이익 성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허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과도한 평가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높은 카리스마로 인도를 하나로 묶어온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현재 73세다. 올 봄 총선에서 여당의 압승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이는 권력 집중의 역설이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모디 정부는 반대 의견을 억누르고 언론 자유를 침해하는 등 민주주의 후퇴 논란에 휩싸여 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디 이후가 위험하다'는 지적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디 이후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모디 총리가 갑자기 사망하거나 물러나는 경우, 인도 정치는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모디 총리 이후 누가 리더십을 맡을지 불확실하며, 새로운 리더가 모디 총리만큼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외에도 인도 경제 성장이 둔화되거나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될 가능성도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실제로 최근 몇 년 동안 인도 경제 성장률은 다소 둔화되고 있으며, 빈부격차는 심화되고 있다. 또한, 인도는 가뭄, 홍수 등 자연재해에도 취약한 편이다.

따라서 인도 증시에 투자하기 전에 이같은 위험 요소들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물론 인도 경제는 장기적으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도 증시에도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존재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인도 증시에 투자하는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는 것을 조언한다. 또한, 투자하기 전에 인도 경제와 정치 상황에 대해 충분히 조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인도 증시는 흥미로운 투자 대상이지만, 투자자들은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 인도 경제는 장기적으로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위와 같은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