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은 임원인사를 발표하며 “조직의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쇄신, 강화하고 새로운 성과창출 및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과감한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 앞으로도 철저한 성과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준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어깨는 무겁다. 경영악화 속에서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등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 ‘원(One) 대표체제로’로 전환돼 유통 채널 통합 과제도 맡게 됐기 때문이다.
곧이어 이마트가 오프라인 유통 사업군인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통합을 위한 조직인 ‘통합추진사무국’을 신설했다. 통합추진사무국은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매입·운영·물류 기능을 합치기 위한 조직이다.
물론 현재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신세계 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 순매출 29조4722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첫 적자다. 영업손실의 주요인은 신세계건설의 실적부진이다. 유통 분야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이마트만 봐도 영업이익은 18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그사이 경쟁사인 쿠팡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창립 13년 만인 지난해 첫 연간 흑자 및 매출 30조원을 달성했다. 유통 공룡인 신세계·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에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성장세도 심상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가 첫 단추를 끼웠다.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하나가 돼 ‘통합 이마트’로 거듭난다. 이를 통해 통합 매입과 물류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고객 혜택을 증대하는 시너지 창출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6일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을 결의했다. 합병계약일은 오는 30일이며 관련 공고 이후 주주·채권자 의견 청취 등을 거친다. 예정 합병 기일은 6월 30일이고 7월 1일 등기를 마치면 통합 이마트 법인이 출범한다.
통합 이마트는 매입 규모를 확대해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협력업체들은 상품 판로와 공급량이 늘어난다. 이마트와 협력사 모두,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해 제공할 여력도 커진다. 가격과 품질 모두에서 상품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이다.
이처럼 공급업체의 판로는 넓어지고 매장을 찾는 고객의 선택지 역시 커지는 ‘윈-윈’이 통합 이마트에서 한층 배가될 수 있다. 또한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 점포를 교차 이용하는 고객을 위한 통합 마케팅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통합 물류를 통한 운영 효율화도 기대하는 효과다. 기존 두 회사가 보유한 물류센터를 함께 활용하면 보다 신속하게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 비슷한 지역 안에 있는 물류센터를 통폐합해 효율성을 높일 수도 있다.
통합 이마트는 올해 통합 매입을 위한 조직 정비 등 기반을 다진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부터 본격적인 통합 시너지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한 대표는 “양사의 통합은 격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가능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협력업체에게도 이득이 되고 궁극적으로 고객 혜택을 극대화하는 ‘모두를 위한 통합’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이마트24만 남았다. 현재로선 이마트24의 합병에 대해 정해진 사항은 없다는 게 이마트 측 이야기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24 합병) 아직 계획된 건 없지만 마케팅이나 물류, 상품 등의 기능적인 통합을 하며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업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7일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등 3사는 맥주 수요가 높아지는 본격적인 캠핑·나들이 철을 맞아 대형 맥주 행사인 ‘슈퍼 비어페스타’를 공동으로 진행한다. 대형마트, 슈퍼, 편의점까지 채널별 특성에 맞는 행사를 선보이며, 행사 기간 동안 준비된 국산·수입 맥주 전체 물량만 약 50개 브랜드의 총 1000만개 물량이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