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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임에도 광고를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테슬라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겸영하는 소셜미디어 X에 광고를 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 전망이다.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테슬라의 경영원칙에서 벗어난 이율배반적인 처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상장기업이 개인회사에 광고를 준 행위 자체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테슬라, 지금까지 X에 3억 가까이 광고 집행
17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의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일렉트렉이 테슬라를 상대로 취재를 벌인 결과 테슬라 측이 현재까지 총 20만 달러(약 2억8000만원) 규모의 광고를 X에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테슬라 마니아들과 테슬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최소한의 광고 정도는 필요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그동안 꾸준히 나왔지만 머스크는 아랑곳하지 않고 ‘무광고’ 경영원칙을 고수해왔다.
실제로 테슬라는 기업들이 통상적으로 하는 신문 광고나 TV 광고를 전혀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광고나 홍보를 담당하는 부서 자체가 회사 내에 없기로 유명하다.
테슬라 전기차에 관한 정보나 홍보는 전 세계적으로 손가락 안에 드는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인 머스크의 입을 통해 직접 나오는 방식으로 사실상 이뤄져왔다.
◇머스크 ‘이해 충돌’ 논란
철저하게 광고와 거리를 뒀던 테슬라가 유독 머스크의 개인회사인 X에 광고를 집행한 배경과 관련해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X의 전신인 트위터를 지난 2022년 10월 인수한 뒤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지난해 5월 열린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는 기업의 특성상 전체 매출에서 광고 매출이 압도적으로 크다”면서 “지금까지는 광고를 하지 않는 철학을 고수해 왔는데 트위터를 인수하고 보니 광고의 필요성이 느껴진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는 트위터가 머스크의 좌충우돌식 발언으로 하루가 멀다 하고 논란의 중심에 선데다 주요 광고주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경영위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던 시점이다.
상장기업인 테슬라가 개인업체인 X에 광고비를 준 행위는 여러 가지로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기업을 포함해 상당수 광고주들이 X를 잇따라 이탈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왔던 머스크가 테슬라 자금을 규모를 떠나 X로 끌어당겼다는 사실 자체가 과연 정당한 처사인지가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이해충돌이라는 측면에서 배임으로 간주될 만한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전문가이자 미국 민주당 소속의 유력 정치인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개리 겐슬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머스크가 테슬라 CEO로 있으면서 트위터를 인수하고 트위터의 CEO가 된 것은 이해충돌 면에서도 문제의 소지가 있고, 기업 자산의 유용 가능성을 비롯해 테슬라 주주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며 테슬라와 트위터의 이해충돌 문제에 대해 조사해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다른 한편으로 테슬라로부터 광고를 받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X의 경영 사정이 현재 최악의 상황으로 몰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