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45%, 0.46% 올랐다. 국내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도체 업종은 실적 대비 주가가 빠르게 오른 탓에 상승 탄력은 제한된 상황이다. 반면, 자동차와 금융 섹터는 실적 개선 속도 대비 주가 상승이 더딘 편이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대표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 보급에 맞서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서 순차적으로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테슬라의 마진율(매출총이익률, 영업이익률 등)도 줄어드는 추세다. 반면, 중국 전기차 기업인 BYD는 마진율이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은 9%대이며 BYD는 5%대를 기록하고 있다. 테슬라는 추가로 가격 인하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이 존재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영업이익률 9.3%, 11.6%를 각각 기록했다. 전기차 경쟁이 심화되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전쟁에 돌입하면 현대차와 기아도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 향후 마진율 상향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테슬라는 차량 가격을 낮춘 동시에 ‘풀 셀프 드라이빙'(Full Self-Driving, FDS) 가격도 낮췄다. 기존에는 1만2000달러를 내거나 월 199달러를 지불하면 사용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8000달러, 월 99달러에 제공한다.
지난해 3월부터 테슬라의 FSD 베타 버전의 주행 누적 마일수는 증가하고 있다. 작년 테슬라의 잉여현금흐름(FCF)은 22억3038만달러로 직전 연도 대비 약 50% 감소했다. 하지만 작년 한 해 동안 분기별로 보면 FCF는 증가 추세에 있다.
이는 이연 매출이 증가한 탓이다. 이연 매출이란 고객이 테슬라에 비용을 지불했으나 아직 테슬라가 서비스 등을 제공하지 않아 부채로 잡힌 계정을 말한다. 이연 매출 증가와 이연 매출 인식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고객들이 FSD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고객의 FSD 선택과 상관없이 모든 테슬라 차량에는 자율주행칩이 탑재돼 있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각종 인프라가 이미 구축(고정비)돼 있는 만큼 FSD 사용자가 늘수록 고스란히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테슬라는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차량 가격을 인하했지만 FSD 이용자수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중국과 한국 전기차 업체들이 가격 경쟁에만 집중하면 테슬라의 역공에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밸류 측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테슬라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테슬라가 FSD와 로보택시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 성과가 확인되기까지 테슬라 주가는 반등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 눈높이를 맞추는 과정에서 현대차와 기아 주가가 추가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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