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경제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꾸준히 하강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6~7회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은 이제 물거품이 됐다.
그렇지만 올 들어 3월까지 연이은 인플레이션 반등이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조짐
아직 스태그플레이션을 얘기하기는 이르지만 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경고가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미 상무부가 25일(현지시각) 공개한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26일 발표한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추이가 이같은 우려를 높이고 있다.
1분기 미 GDP는 7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2%를 밑도는 1.6%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수치는 모두 3차례에 걸친 발표 가운데 첫 번째인 예비치로 이후 수정치, 확정치를 거치면서 더 오를 여지는 있지만 성장세가 둔화 흐름으로 접어들었다는 점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 예상치 2.5%에 크게 못 미쳤다.
반면 인플레이션인 하강하는 대신 다시 오르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기준으로 삼는 PCE 근원 물가지수는 지난달 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전망을 0.1%포인트 웃돌았다.
미 경제가 물가는 다시 오르는 가운데 경제 성장세는 후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지표 흐름이다.
아직 스태그플레이션을 단정하기에는 지나치게 이르지만 이에 대비해서 나쁠 것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권고다.
경기침체 외에 해법 없을 수도
LPL 파이낸셜 수석 이코노미스트 제프리 로치는 27일(현지시각) 비즈니스 인사이더(BI)에 인플레이션 지표와 GDP를 함께 보면 스태그플레이션 상황도 각오해야 한다면서 투자자들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주식시장에 다시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전 세계의 스태그플레이션은 1970년대 중동전쟁과 이에 따른 오일쇼크가 촉발했다.
1, 2차 오일쇼크를 거치면서 미 성장률은 1970년대 10년 동안 후퇴했고, 인플레이션은 두 자릿 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JP모건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1972년만 해도 미 경제는 장밋빛이었지만 한 해 뒤인 1973년에는 더 이상 그렇지 않았다면서 지금의 낙관 전망이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속에 경제는 저성장을 지속하고, 인플레이션은 계속 뛰면 연준이 취할 수 있는 해법은 한 가지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다.
1970년대 금리를 올리고, 내리기를 반복하는 시행착오를 거친 연준은 결국 경제를 포기하고 고강도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잡았다.
경제는 극심한 경기침체에 빠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아직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만약을 대비해야 한다면서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고강도 금리 인상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리고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상황을 대비해 주식 비중을 축소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사과와 오렌지 비교 같은 어불성설
반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는 이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그릇된 비교에서 출발한 잘못된 결론이라고 비판했다.
BofA는 26일 분석노트에서 현재 미 경제에는 그 어떤 스태그플레이션 조짐도 없다고 단언했다.
BofA는 1분기 GDP 성장률이 둔화된 것은 재고 감축 때문이라면서 미 경제를 지탱하는 소비는 여전히 탄탄하다고 강조했다.
3월 PCE에 따르면 미 소비자들은 벌어들이는 것보다 더 많이 소비했다. 장기적으로 지속불가능한 것이기는 하지만 탄탄한 고용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씀씀이를 줄이지 않고 있어 미 경제가 급속히 침체로 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뜻이다.
BofA는 일부에서 탄탄한 소비를 보는 대신 PCE 물가지수 상승과 성장률 둔화를 엮었다면서 이는 그릇된 분석이라고 강조했다.
BofA는 사과와 오렌지를 직접 비교하는 것처럼 잘못된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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