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수 시장에서 이미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사실을 잘 알려져 있으나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도 중국 전기차가 넘볼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치고 올라오고 있어서다.
수출용 모델의 가격이 내수용보다 크게 비싼데도 중국산 전기차는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을뿐 아니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내수시장에서 챙기지 못한 이익을 해외시장에 만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야디 아토 3’ 독일향 가격, 내수용보다 배 이상 높아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을 대표하는 전기차 메이커인 비야디는 최근 들어 수출용 모델의 가격을 매우 큰 폭으로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가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아토 3’을 비롯한 비야디의 주력 전기차 3종의 해외향 모델 가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예컨대 독일에서 유통되는 비야디 아토 3의 가격은 4만2789달러(약 5900만원) 수준으로 중국 내 판매가격인 1만9283달러(약 2660만원)보다 배 이상이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는 “독일 시장에서 팔리는 아토 3의 가격은 중국 내수용보다 배 이상이나 비싸지만 독일 시장에서 유통되는 다른 경쟁업체들의 모델에 비하면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주목할 대목”이라고 전했다.
일부 해외시장에 공급되는 비야디 전기차의 가격은 중국 내수시장 대비 3배까지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글로벌 자동차시장 조사기관인 오토포어캐스트 솔루션의 샘 피오라니 시장조사 담당 부사장은 “내수용 모델과 수출용 모델의 가격을 차별화하는 전략은 자동차 업계에서 그동안 흔히 볼 수 있는 전략이었다”면서 “그러나 비야디의 경우처럼 현격한 가격 차이를 두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내수시장서 확보하지 못한 수익, 해외시장서 챙겨
비야디를 위시한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은 대폭적인 정부 보조금을 받은 대가로 워낙 저렴하게 판매할 수 밖에 없는 내수시장에서 확보하지 못한 이익을 내수시장 대비 고가의 수출 모델에서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산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공략을 강화하면서 미국과 유로존의 경쟁사들은 마땅한 대책이 없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종전보다 높일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같은 사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사정 때문에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여타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어떤 경우든 유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수출용 모델의 가격을 내수용보다 높게 책정하면 내수시장에서 챙기지 못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뿐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해외향 모델의 가격을 전략적으로 인하하는 카드도 얼마든지 구사할 수 있어서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