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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교육 격차에도 영향 미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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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교육 격차에도 영향 미치나

로이터, 폭염에 휴교하는 동남아 학교 학생들 학력 저하 우려
43도까지 치솟는 방글라데시 대부분 교실에 선풍기도 없어
“학교 오래 쉴수록 교육 불평등은 심화할 것”

지난달 27일 극심한 폭염을 겪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다카북부도시공사(DNCC)의 차량이 도로를 따라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27일 극심한 폭염을 겪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에서 다카북부도시공사(DNCC)의 차량이 도로를 따라 물을 뿌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동남아시아·아프리카 일대 학교들이 하나둘씩 휴교령을 내리는 가운데 이들 국가 학생의 학력 저하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로이터에 따르면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남수단, 필리핀, 인도, 캄보디아 등 국가의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찜통’ 속에서 공부하기 어렵겠다고 판단해 임시 휴교하거나 단축 수업을 시행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일부 지역의 기온이 섭씨 43도까지 치솟자 학교들은 학생 3300만 명에게 휴교령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슈몬 센굽타 세이브더칠드런 방글라데시 지부장은 “지난해 방글라데시 학교들의 휴교 기간은 약 일주일이었는데, 올해는 극심한 기상이변으로 3~4주 동안 휴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방글라데시의 많은 학교가 선풍기나 환기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데다 단열이 잘 되지 않는 양철 지붕으로 지어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인근 국가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앞서 남수단은 지난 3월 말 기온이 섭씨 45도까지 치솟자 학생 220만 명에게 휴교령을 내린 바 있다.

필리핀과 인도의 일부 학교들도 4월 말 1000만 명 이상의 학생을 집으로 돌려보냈으며, 캄보디아는 모든 공립학교 수업 시간을 2시간 단축하도록 조처했다.

문제는 기후 이변 때문에 학교를 쉬는 상황이 앞으로도 계속될 경우 이들 국가의 학생들이 교육 불평등을 겪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시 굿맨 보스턴대 경제학 교수는 “지구 온난화는 특히 열대 국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열대 개발도상국 학생들이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적어질수록 선진국과의 교육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빈민 지역에 사는 학생들은 관련 인프라가 미비한 탓에 학교에서 대면수업 대체재로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마저 듣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마다 냉방 시스템을 조속히 갖춰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요르단을 지원하고자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나섰다. 이들은 오는 2026년까지 요르단에 내열성 학교 30곳을 짓고, 자연적으로 열을 식히는 방식인 ‘패시브 쿨링’ 시스템과 에어컨을 완비하고자 총 817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