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원회는 베트남산 제품은 271.5%, 캄보디아산은 126.1%, 말레이시아와 태국산 제품은 각각 81.2%, 70.4%의 덤핑 마진이 있다고 주장했다. 덤핑 마진은 특정 물품의 정상 가격이 수출 가격보다 높을 때 그 차액 혹은 비율을 뜻한다. 중국 업체들이 동남아에 태양광 패널 공장을 짓는 방식으로 대중 관세를 우회하는 것으로 드러난 뒤 이 청원이 제기됐기에 이는 실질적으로 중국 태양광 업계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상무부와 ITC 조사에서 덤핑 수출 사실이 확인되면 향후 4개월 이후에 예비 관세를 부과한다. 미국이 동남아 4개국에서 수입하는 태양광 패널은 약 80%에 이른다. 미국 태양광에너지산업협회, 미국 청정전력협회 등은 미 정부에 이번 조사가 미국 태양광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이번 조사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정부는 지난 2022년 6월에 태양광 산업 발전 지원을 목적으로 동남아산 태양광 모듈에 대한 관세를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그러나 동남아산 태양광 제품의 상당량은 중국산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주장이다. 중국 기업은 자사 태양전지 등을 동남아에서 모듈로 조립해 미국 등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2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중국 기업들이 이를 우회하려고 동남아에서 제품을 만들고 있다.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저가 중국산 태양광 수입품의 범람으로 인해 미국의 태양광 산업 붐이 퇴조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최소 4개 이상의 태양광 발전 관련 공장 건설 계획이 보류되거나 연기됐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미국의 IRA에 따라 한화큐셀의 첨단세액공제(AMPC) 혜택이 연간 약 1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화큐셀은 카터스빌 공장 태양광 모듈(Module·셀을 틀에 맞춰 조립한 것) 생산설비 건설을 지난달 완료하고, 지난 7일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 카터스빌 공장은 연간 3.3GW 규모의 태양광 모듈 제조 능력을 갖췄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말 조지아주 돌턴 공장의 증설도 완료해 모듈 제조 능력을 기존 연간 1.7GW에서 연간 5.1GW로 세 배 늘렸다. 이로써 한화큐셀의 미국 내 태양광 모듈 생산능력은 연간 8.4GW로 늘어나게 됐다. 이는 약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한화큐셀은 주택용과 상업용, 유틸리티(대규모 발전) 3개 부문으로 나뉜 미국 태양광 모듈 부문에서 주택용은 점유율 30%, 상업용은 17%(2023년 9월 기준)를 차지해 1위다. 주택용 모듈은 IRA 시행(2022년 8월) 전인 2018년부터 5년 이상, 상업용은 2019년 이후 4년 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