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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이통사 AI 대전 ①] 일본, 생성형 AI와 메타버스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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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이통사 AI 대전 ①] 일본, 생성형 AI와 메타버스에 집중

이통사 '핵심 업무'에 대한 AI 기술 탑재
日, 아날로그 선호…AI 거부감 해소 필요

일본의 대표적인 이동통신사 4사.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대표적인 이동통신사 4사. 사진=각사


전 세계적으로 AI 시대로의 진입에 속도가 붙으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 역시 AI 개발에 열을 올리는 등 AI 개발을 통한 기술 주권 확보에 치열한 모습이다. 그 중 '탈통신'을 내걸며 AI 기술 개발과 도입에 힘을 쏟고 있는 한중일 3국의 이동통신사 현황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오랜 기간 통신 시장이 정체된 일본이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으나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확인된다. 통신 서비스 핵심 업무에 AI를 결합한 형태는 대체적으로 국내 시장과 유사하다. 그러나 이미 한 차례 붐이 가라앉은 '메타버스' 개발에 매진하는 흐름도 관찰돼 시류에 뒤처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 이통 4사 중 1위 사업자인 NTT도코모는 생성형 AI와 메타버스에 집중하고 있다. 양 분야를 모두 결합해 생성형 AI로 메타버스 발전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올해 초에는 거대언어모델(LLM)에 사내 메뉴얼을 학습시켜 'AI 고객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용자의 데이터·통화·문자 등 스마트폰 사용 패턴을 분석해 알맞은 요금제를 추천해주거나, 사용자의 관심사를 파악해 영화나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추천하는 등 고객 맞춤형 안내 또한 제공한다. 아직 상용화 이전이나 향후 오프라인 도코모 샵에서 해당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고바야시 타쿠야 NTT 도코모 전무는 "매장에 오는 시간부터 카운터에 도착하는 시간까지 고객의 대기시간 동안 AI 점원이 문제를 상담할 수 있는 형태로 고려 중이다"라고 전했다.

소프트뱅크와 KDDI(AU)는 이제 막 AI 개발을 시작했거나 도입 계획을 밝힌 상태다. 양 사 모두 일본 경제성의 '경제안전촉진법'에 근거해 생성형 AI 개발을 위한 정부 지원을 받게 된다. 소프트뱅크는 2024~2025년 1500억엔을 투자해 AI 인프라 확장에 돌입하겠다는 계획이다. KDDI는 AI 인프라 조성에 1000억엔을 투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최대 421억엔, KDDI는 최대 102억엔을 보조금을 지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소프트뱅크는 오는 2026년까지 자사의 고객 상담(CS) 업무에 AI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CS 업무를 담당하는 고객 상담 직원에 대한 고의적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소프트뱅크 측은 "AI를 활용한 감정 인식과 음성 처리 기술을 활용, 고객의 목소리를 차분한 대화체로 변환해 상담 직원에게 전달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솔루션을 통해 직원들의 심리적 복지를 보장하고 건전한 소통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개발을 마치고 실무에 도입된 기술도 있다.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AI 영업활동 지원 툴'은 소프트뱅크 영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무에 도입된 지 3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서비스인 '애저 오픈AI 서비스' 등을 활용해 소프트뱅크의 서비스 정보 등을 내장한 AI 지원 툴을 개발, 기업 분석 및 컨설팅 영업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KDDI는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장애 감지 시스템'과 AI 챗봇 'KDDI AI 채팅 팀즈'를 사내에 올해 초 도입했다. 장애 감지 시스템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과거 성능 데이터의 패턴을 학습해 기준값 초과를 감지해 장애 발생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다. AI 채팅 팀즈는 KDDI가 자체 개발한 기술로, 1만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AI 챗봇을 통해 업무에 도움을 받고 있다.

라쿠텐모바일의 모회사인 라쿠텐 그룹은 오픈AI와의 협력을 통해 통신 산업을 위한 AI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현재 자사에서 서비스 중인 AI 플랫폼 '라쿠텐 AI'를 고도화해 △고객 서비스 △네트워크 최적화 △서비스 장애 예측 및 보수 등의 기능이 탑재될 것이란 설명이다.

이를 통해 'AI를 활용한 생산성 극대화'를 목표로 △마케팅 △운영 △고객 효율을 각각 20% 높이겠다는 목표도 함께 전했다. 다만 어디까지나 앞으로의 AI 개발에 대한 청사진을 밝힌 것에 불과해 일본 이통 4사 중 AI 개발 진척도는 가장 느리다는 평이다.

AI 개발에 일본 이동통신사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일본에서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아 한중일 3국 중 가장 발전이 더딜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일본의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도 한몫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확인된다. '아날로그의 나라'로 알려진 대로, 일본은 새로운 것과 변화에 대해 부정적일 뿐만 아니라 전통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강해 AI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기업의 AI 도입도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노무라 종합연구소의 자회사인 NRI 시큐어 테크놀로지스(도쿄)의 지난 2월 10일 조사 결과 일본 기업 중 생성형 AI를 사업에 도입한 것은 18.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주요 기업의 38%가 생성형 AI를 도입한 것에 비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