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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렉트렉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 25% 요구, 사실상 '배임'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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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렉트렉 "머스크의 테슬라 지분 25% 요구, 사실상 '배임' 행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지분의 25%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능력을 내세워 사실상 배임을 저지르는 처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는 테슬라 이사회가 다음 달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미국 법원이 주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결정이었다며 무효화한, 머스크에 대한 천문학적인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주주 투표를 통해 재추진하고 있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사안이기도 하다.
주식연계보상(스톡옵션) 형태의 파격적인 성과급을 다시 보장받아야 머스크가 요구해온 안정적인 지분 25%를 확보하는 일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현재 테슬라 전체 지분의 약 13%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테슬라 주식의 22%를 갖고 있었으나 지난해 트위터를 개인회사로 인수하면서 지분의 일부를 매각한 결과다.

◇머스크, 테슬라 25% 지분 등 수용되지 않으면 핵심 사업서 손 떼겠다는 입장 재확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18일(현지 시각) X에 올린 댓글. 사진=X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18일(현지 시각) X에 올린 댓글. 사진=X

미국의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은 머스크 지지자로 알려진 ‘테슬라이코노믹스’라는 ID를 사용하는 테슬라 주주가 지난 18일(이하 현지 시각) X에 올린 글에 머스크 CEO가 단 댓글을 인용해 머스크가 자신의 가치를 무기로 내세워 사실상 배임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고 20일 비판했다.

테슬라이코노믹스는 “머스크가 25%의 의결권을 확보하고, 테슬라의 법인 소재지가 델라웨어주에서 텍사스주로 변경되고, 머스크에 대한 보상 패키지가 이번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테슬라의 인공지능(AI) 및 로봇 사업부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래야 테슬라는 세계 최대의 초일류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 글에 “맞는 말”이라고 짤막한 댓글을 달았다.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이 글에 맞장구를 치는 입장을 밝힌 것은 지분 25% 보장, 법인 소재지 이전, 법원이 무효화한 2018년 보상 패키지의 부활 등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인공지능(AI) 및 로봇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일에서 손을 떼겠다고 공언해온 것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머스크가 테슬라의 향후 성장동력으로 야심 차게 추진해온 AI 및 로봇 사업을 테슬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한 것으로 자신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테슬라가 당장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협박을 테슬라 주주들에게 사실상 가한 셈이라고 일렉트렉은 주장했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1월 X에 올린 트윗에서 “25%의 의결권 없이 테슬라를 AI 및 로봇공학 분야의 선도 주자로 성장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마음이 불편하다”면서 “이는 영향력을 행사할 정도는 되지만 뭔가를 뒤집을 수 있을 만큼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25%의 지분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테슬라가 아닌 곳에서 제품을 만드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덧붙여 지난해 개인적으로 창업한 ‘xAI’라는 AI 스타트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임을 시사해 도마에 올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xAI는 현재까지 60억 달러(약 8조1800억원)에 달하는 자금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관측돼 기업가치가 180억 달러(약 24조5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렉트렉 “나 아니면 테슬라 망할 것이라는 공개 협박”


일렉트렉은 “머스크의 이 같은 최근 행보는 그가 테슬라라는 상장기업의 총수란 점에서 매우 비정상적”이라면서 “자신의 지분을 늘려주지 않으면 테슬라가 결코 성공의 길을 걸을 수 없을 것이라고 대놓고 협박을 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머스크의 이 같은 행보는 향후 테슬라 주가에도 큰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테슬라 전문 분석가이자 테슬라 강세론자로 유명한 미국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지난 1월 펴낸 보고서에서 “AI 기술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고 테슬라는 곧 머스크 CEO이며 머스크 CEO가 곧 테슬라이기 때문에 머스크 CEO와 AI가 테슬라 미래의 열쇠”라면서 “우리가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350달러로 끌어올린 것은 테슬라가 추진하고 있는 AI 관련 사업들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럼에도 머스크가 지난 1월 16일 처음으로 지분 25%를 요구하는 발언을 내놓자 간밤 개장 전 테슬라 주가가 3% 가까이 하락하는 등 화약고가 됐다”면서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 25%를 요구하는 것은 테슬라 주가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