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의 산하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렐루게임즈가 AI 음성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개념 게임 '마법소녀 카와이 러블리 즈큥도큥 바큥부큥 루루핑(이하 마법소녀 루루핑)'을 23일 스팀의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공개했다.
마법소녀 루루핑, 괜히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에서 나온 게 아니다. 이를 증명하듯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펼쳐지는 무지갯빛 총천연색 화면과, 마법소녀로서 거듭나기 위한 핑크빛 선언문이 펼쳐진다.
선언문 낭독의 조건은 '감정 없이 또박또박' 읽을 것. 그러나 본지 기자는 세일러문과 웨딩피치, 천사소녀 네티 등 숱한 애니메이션을 보며 마법소녀가 되기를 꿈꿔왔기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 것이 패착 요인이 됐다. 게임 시스템이 즉시 '감정이 감지 됐다'는 알림 창을 띄웠다. 이 게임 만만치 않다. AI 음성 인식이라는 최첨단 기술을 적용했다는 게 '허울'이 아니다.
선언문을 읽고 마법소녀가 되기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악의 무리들과 맞서 싸울 시간이다. 렐루게임즈는 그저 '읽기만' 해서는 게임을 진행할 수 없도록 다양한 변주를 넣었다. 음성 인식 기술이 플레이어 목소리의 높고 낮은 톤과, 크고 작은 톤, 알맞은 발음과 속도를 인식해 보다 '다채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마치 플레이어의 '항마력'을 시험하기라도 하는 듯, 주문을 외치면 마이크를 통해 입력된 목소리가 그럴듯한 효과를 입혀 다시 스피커를 통해 출력 된다. 주문도 주문이지만 녹음된 자신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된다는 점이 상당히 치명적이다. 어쩌면 플레이어 안에 숨어 있는 악한 마음을 정화 시키려는 게임사의 의도가 아닐까 다시금 생각했다.
악당을 공격하는 주문 스크립트(대본)도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단순히 '읽는 것' 만으로도 항마력을 요구 당하는데 난이도까지 높아져 플레이어의 집중을 요한다. 게임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몰입해서 주문을 외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적당히 볼륨 조절을 하길 권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리실에서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왔다"며 핀잔을 들을 수도 있다.
싱글 플레이 모드와 온라인을 통해 다른 이용자와 1:1 전투를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레이도 함께 지원한다. 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전 모드도 나쁘지 않다. 하나의 컴퓨터로도 충분히 항마력을 두고 다투는 마법소녀 간의 전투가 가능하다. 본편의 플레이를 마쳤다면 친구와 함께 즐겨보길 권한다.
얼리 액세스인 관계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의 볼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이후 추가될 신규 에피소드와 편의 기능 등이 충분히 기대될 만큼 만듦새가 좋다. 다만 동일한 방식이 신규 에피소드에서도 반복된다면 플레이어의 과도한 목소리 사용이 우려되며, 쉽게 흥미도가 낮아질 수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전 게임에서 선택할 수 있는 마법 주문이 중복되거나 수가 많지 않은 점도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첫 번째 에피소드만 봐서는 개발진이 충분히 플레이어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퀄리티를 정식 서비스 때 가져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편, 스팀의 상점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공지들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특히 대한민국 마법청장이 올린 첫 번째 공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본 게임에 사용된 김부장님의 활약상은 각본 된 감동 실화입니다"라는 점은 눈물 없이 읽을 수 없는 파트다.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이 자칫 지나치기 쉬운 공지에 숨겨져 있는 '이스터 에그(?)'를 꼭 확인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