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시장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 중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는 최근 1년(146.08%), 6개월(97.79%), 1개월(33.78%) 수익률 기준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여전히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로 여러 설정 기간 동안 다수의 반도체 관련 ETF는 수익률 상위권에 랭크됐다.
반도체 ETF를 제외하면 최근 1년 수익률 1위는 'KBSTAR 글로벌원자력iSelect'(79.32%)다. 6개월 수익률은 'HANARO 원자력iSelect'(62.81%), 1개월 수익률은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27.34%)가 각각 1위를 기록했다. 이들 ETF는 '에너지'와 연관성이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 1개월 동안 수익률 상위 10위 내에서는 에너지 관련 ETF 2개가 각각 2, 4위를 차지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0위권 밖에서도 에너지 관련 ETF들이 반도체 관련 ETF들을 제치고 상위권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AI 산업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주지하고 있다. 여기에 크립토화폐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센터 필요성이 확대되면서 이러한 움직임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에너지산업 동향을 보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공급 원천은 변화 과정에 있다. 에너지 자체는 물론 전력 인프라 등 산업 전반에 숏티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1개월 수익률 2위(에너지 부문 1위)를 기록한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는 지난 2022년 2월 상장했다. 상장 초기에는 주목을 받았지만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수익률 4위(에너지 부문 2위)를 기록한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는 지난 2021년 5월 상장했다.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와 달리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으며 특히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수소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중 하나다. 최근 현대차 등 수소에너지 관련주 주가가 급등한 것을 하나의 테마성 흐름으로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의 거대 트렌드가 시작되는 시점에는 관련주들이 무차별적으로 오른다는 특징이 있다. 특정 트렌드가 전반적으로 우상향하고 그 이후 실적 측면에서 일부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따라서 그 동안 힘을 받지 못했던 수소에너지 섹터가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 트렌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다만 에너지 ETF가 워낙 다양한 만큼 각 ETF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 물론 유사 형태 ETF도 많다. 이 때는 거래량 혹은 거래대금이 많은 ETF를 선택하는 것이 가격 괴리 등에서 불리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는 상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글로벌 수소에너지 관련 기업들에 투자한다.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는 국내 태양광, 풍력, 전선 및 변압기 등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ARIRANG 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 대비 다양한 에너지 기업들을 편입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국내 기업들로만 구성된다.
'KoAct 글로벌기후테크인프라액티브'(1개월 수익률 20.59%)는 ''KODEX K-신재생에너지액티브'와 유사하지만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한다는 차이점을 갖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액티브 ETF' 특성상 패시브 성격인 일반 ETF 대비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전력 인프라 등에 관심이 있다면 신재생에너지 ETF와 함께 'TIGER 구리실물' 등 원자재 ETF도 눈여겨 볼만하다. 특히 구리는 반도체와 전력 인프라 등 다양한 산업에 쓰이는 만큼 한 동안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전력 숏티지 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며 "관련 테마는 변압기, 전선 등 기초 인프라부터 재생에너지, 친환경, 연료, 에너지솔루션 등 전반에 걸쳐 확산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프라, 에너지전환, 원자재 등으로 나눠 ETF를 구분해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성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sk1106@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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