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이 펀더멘털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통상 대규모 랠리로 이어지는 터라 분할 전 주식을 사려는 이들이 많다.
문턱 낮추기
엔비디아는 다음 달 7일 장이 끝나면 10대 1 액면분할을 단행한다.
주주들이 소유한 주식이 각각 10주로 쪼개진다. 각 1주의 액면가도 당일 마감가의 10분의 1로 줄어든다.
액면분할의 최대 장점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1000달러가 넘는 주식을 덥썩 물기 부담스러운 소액 투자자들이 큰 부담 없이 엔비디아 주식을 살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것이다.
대개 주가가 낮으면 주식 매수를 촉발하고, 이렇게 되면 기업 시가총액이 높아진다.
시총으로 몸집을 불리면 또 다른 반사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액면분할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가격이 오르면서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회사채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액면분할로 자본 조달 비용이 낮아지면서 수익성을 더 높일 수 있다.
아울러 시총 몸집이 커지면 주식을 지렛대 삼아 인수합병(M&A)에 나서기도 더 쉬워진다.
주가, 20% 폭등
엔비디아는 22일 장 마감 뒤 깜짝 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액면분할을 결정한 뒤 주가가 20% 가까이 폭등했다.
주가 폭등 요인을 액면분할 하나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매출이 3배, 순익은 7배 넘게 폭등하는 등 엔비디아가 탁월한 실적을 공개한 데다 26일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오라클과 협력해 엔비디아 반도체를 활용한 AI 구축에 나서기로 하면서 엔비디아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감까지 더해졌다.
엔비디아는 AI 붐 속에 2022년 10월 저점 이후 주가가 10배 넘게 폭등했다.
일라이 릴리, 넷플릭스, 브로드컴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액면 분할 결정 뒤 주가는 1년 동안 평균 25% 상승했다.
시장 실적 지표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의 1년 평균 상승률 12%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액면 분할 뒤에는 주가가 내리는 경우가 드물고 대부분 오른다. 또 평균 상승률도 평균 하락률보다 높다.
BofA 전략가 재러드 우더드는 "액면분할은 탄탄함의 조짐"이라고 설명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현재 시장이 주목하는 액면분할 후보군은 우선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있다.
당뇨병 치료제 모운자로와 다이어트약 젭바운드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면서 주가가 대폭 뛰었다.
또 넷플릭스,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도 후보 종목으로 거론된다.
이외에 주택 건축 업체 NVR, 온라인 여행사 부킹 홀딩스도 있다. NVR은 BofA가 예상하는 1순위 액면분할 종목이다. 주가가 7300달러가 넘는다. 부킹 홀딩스는 3790달러에 이른다.
또 시폴레멕시칸그릴, 오토존, 메틀러 톨리도 인터내셔널, 페어 아이잭, 트랜스디지엠 그룹 등도 물망에 오른다. 이들 종목 주가는 1000달러가 넘는다.
또 도미노스 피자, 유나이티드헬스 그룹, 파커-하니핀, 서모 피셔 사이언티픽 등도 후보 종목들이다. 이들 종목 주가는 500달러를 웃돈다.
특히 유나이티드헬스는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 내에서 액면 주가가 가장 높은 종목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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