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부터 9일까지 EU 27개 회원국에서 진행되는 EU 의회 선거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가 핫이슈로 부각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당초 6월 5일 발표 예정이었던 관련 결정은 7월 4일로 미뤄질 전망이다.
EU는 중국이 수십 년간 막대한 보조금을 통해 자국 CATL과 비야디를 세계 1, 2위의 전기차 배터리 업체로 육성하고, 자국 소비자에게 오랜 기간 전기차 구매세 인하 혜택을 제공하여 세계 전기차 시장을 장악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합당한 상계관세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이미 중국산 태양광 패널, 풍력 터빈, 전동차, 의료기기 외에도 중국산 주석도금 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으며, 중국 역시 맞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어 양측 간 전면적인 '관세 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9일 대만, 미국, EU, 일본산 폴리포름알데히드 혼성중합체(POM)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으며, EU산 돼지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와 독일, 슬로바키아산을 포함한 수입 자동차 관세 인상 여부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하여 EU 내에서도 중국산 전기차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 및 상계관세 부과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SCMP는 지난 29일 볼커 워싱 독일 교통부 장관이 EU 집행위의 중국산 전기차 조사를 동독에 비유하며 "현재 일부 EU 회원국 정부가 경쟁을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한 것을 소개하며 EU 내 친중국 분위기를 시사했다. 또한, 브루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이 이번 주 초 "유럽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무역 전쟁을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EU 의회 선거 결과를 통해 앞으로 5년간 EU 정책을 주도할 차기 집행위원장이 누가 될지가 EU와 중국 간 관세 및 무역 분쟁의 핵심 키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