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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졌다’ 토요타 테스트 부정 스캔들…日 자동차 산업 연이은 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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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졌다’ 토요타 테스트 부정 스캔들…日 자동차 산업 연이은 오점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 사진=연합뉴스
‘신뢰와 안전의 일본 자동차’ 산업에서 또 다른 부정 스캔들이 터지며 연이은 오점이 남게 됐다.

3일 닛케이아시아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토요타, 마쓰다 자동차, 오토바이 제조업체 야마하 자동차는 일본 정부가 대량 생산에 필요한 모델 인증 신청에서 안전 테스트 부정이 발견되어 6개 모델의 출하를 중단했다.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토요타는 물론 이전에 문제가 되지 않았던 업체들이 줄줄이 연루된 것으로 나타나 일본 제조업의 기둥을 지탱해온 품질에 대한 명성이 크게 훼손되었다는 반응이다.

토요다 아키오 토요타 회장은 3일 기자 회견에서 "이러한 행위는 인증 시스템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로서 결코 해서는 안 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토요타는 오는 6일 자회사 토요타 자동차 동일본이 운영하는 두 개의 생산 라인을 폐쇄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1000개 이상의 부품 공급업체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검토됨에 따라 토요타는 손실에 대한 개별적인 보상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부정행위는 2014년부터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4월 말 기준으로 토요타는 문제가 된 7개 모델 중 약 170만 대를 출하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조사가 현재 진행 중인 만큼 6월 말 나오는 결과에 따라 더 많은 모델들이 이번 부정 사태에 휘말렸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동안 일본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품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위법한 행위가 없다고 주장해 왔지만, 연이은 품질 부정 스캔들로 인해 일본 자동차 산업에 큰 오명이 남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일본 국토교통성은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기업들에게 조사를 지시하며 자체적인 자정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 큰 문제는 토요타가 시장에서 떨어진 신뢰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적인 대책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스캔들이 터졌다는 점이다.

지난 2년여 동안 토요타 그룹 계열사인 히노 모터스, 토요타 산업, 다이하츠 자동차에서 품질 부정 문제가 잇따르자 다이하츠는 지난 3월 토요타 주도의 경영진 개편을 단행하고 향후 유사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기간 동안 토요타 자체의 문제가 드러나지 않으며 대책이 ‘꼬리 자르기 수준’이었다는 것이 입증된 꼴이 됐다.

특히 문제의 핵심인 토요타 야리스 크로스는 닛산 자동차, 스바루 등 동종 업체에서 품질 스캔들이 불거지고 있었을 때 출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불충분한 테스트 인증을 획득하지 않고 있었다는 것과 크라운과 아이시스에 에어백 타이머 테스트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지며 사실상 부정 행위를 방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더욱이 대형 스캔들이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도 지적되고 있다.

올봄 임금 협상에서 노조 대표들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개발 일정에 따라 차량을 출시하는 데 너무 중점을 두고 있다고 경영진에 불만을 제기했다.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우리는 짧은 시간 내에 일을 계속해서 반복한다"며 "결국에는 공장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라고 인정했지만, 이는 경영진의 책임은 빼고 현장에 책임을 지우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과 다를 바가 없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토요다 회장은 다이하츠 스캔들 이후인 1월에 자신이 직접 "그룹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말했지만 정작 자신을 포함한 경영진의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닛케이아시아는 “자동차 산업은 일본 제조업의 핵심 분야로, 금액 기준으로 출하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토요타는 세계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일본 제조업의 중심”이라며 “그러나 서구 업체뿐만 아니라 전기차로 전환하는 중국 자동차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품질에 대한 명성을 잃게 된다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