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반도체 스타트업 라피더스가 인공지능(AI) 칩 수요 급증에 힘입어 2030년까지 1조 엔(약 8조8045억 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목표였던 2040년보다 10년이나 앞당겨진 것으로, 최근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AI 시장의 성장세를 반영한 것이다.
히가시 테츠로 라피더스 회장은 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AI 시장의 빠른 성장으로 인해 매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시장 점유율 목표는 정해져 있지 않지만,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고 우리의 매출도 시장 추세에 따라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라피더스는 현재 일본 홋카이도에 첫 번째 공장을 건설 중이며, 내년 4월부터 첨단 2나노미터 AI 칩 시험 생산을 시작하고 2027년부터 대량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는 일본에서 생산되는 가장 진보된 반도체로, 일본 반도체 산업 부흥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를 반도체 산업 부흥의 마지막 기회로 보고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라피더스는 이미 일본 정부로부터 최대 9200억 엔(약 8조1001억 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받았으며, 이는 TSMC의 일본 공장 두 곳에 배정된 정부 지원금 약 1조2000억 엔(약10조5654억 원) 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라피더스는 PC, 스마트폰, 자동차 등에서 인터넷 연결 없이도 인공지능을 사용할 수 있는 '엣지 AI' 기술을 위한 맞춤형 칩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히가시 회장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등 모든 빅테크 기업에 칩을 공급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히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향후 2나노미터 칩을 사용할 모든 빅테크 기업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라피더스는 잠재 고객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지난 4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첫 해외 영업 사무소를 열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고, AI 칩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