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컨설팅업체 캡제미니에 따르면 미국의 백만장자 인구는 지난해 7.3% 증가한 750만 명에 달했다. 또한 백만장자들의 재산을 합산한 규모는 2022년보다 7% 증가한 26조1000억 달러에 달했다.
고금리 기조하에서도 지난해 미국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수조 달러의 정부 지출 및 경기 부양책과 결합해 부의 사다리 꼭대기에 있는 이른바 ‘슈퍼 리치’들의 재산이 특히 가장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초고액 순자산가는 백만장자 인구의 1%에 불과하지만, 현재 전체 자산의 34%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부유층에서도 최상위층에 부의 집중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건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 저금리와 유동성에 힘입어 주도된 증시의 랠리가 최근에는 AI 모멘텀으로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 10년간 지속된 가파른 부의 창출 속도가 향후 지속될지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캡제미니 금융 서비스 연구소의 글로벌 책임자인 엘리어스 가넴은 ”지난 10년은 특별했다"면서 "지금은 인플레이션, 잠재적인 경기 침체, 지정학적 문제와 선거 이슈를 겪고 있으며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백만장자 수는 5.1% 증가한 2280만 명에 달했다. 백만장자들의 재산을 합치면 86조8천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북미 다음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백만장자 증가율이 4.8%에 달했고, 유럽(4%), 남아메리카(2.7%), 중동(2.1%)의 증가율이 뒤를 이었다. 아프리카의 백만장자 수는 0.1% 감소했다.
가넴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몇 년 동안 아시아가 북미의 백만장자 인구와 성장률을 넘어섰지만, 미국이 다시 지배적인 위치를 되찾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유층은 투자와 관련해 안전한 자산보다 공격적인 성장 자산으로 돈을 옮겼다. 부유층의 현금 및 현금등가물 보유 비중은 2023년 초 포트폴리오의 34%에서 지난 1월 25%로 감소했다. 이는 부유층이 현금을 활용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채권 보유 비중은 15%에서 20%로 늘었고, 부동산 투자도 15%에서 19%로 증가했다. 반면, 부유층의 주식 보유 비율은 20년 만에 최저치인 21%로 하락했다.
가넴은 올해 부유층이 대체투자, 특히 사모펀드와 사모 신용에 투자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리서치에 따르면 백만장자의 3분의 2는 2024년에 사모펀드에 더 많이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