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00대 상장사 중 여성 최고경영자(CEO)들이 남성 CEO보다 더 높은 보수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각) 포브스는 조사기관 에퀴일러와 AP통신의 조사를 인용해 S&P 500에 상장되어 있는 기업 중 여성 CEO가 같은 직책의 남성 CEO보다 더 높은 보수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S&P 500 지수 구성 기업 중 2024년 1월 1일~4월 30일 주주총회를 소집한 기업 CEO 중 재임 기간이 2회계연도 이상인 341명을 대상으로 2023년도 임원 보수를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여성 CEO의 보수 중앙값은 1760만 달러로 남성 CEO의 1630만 달러보다 8%가량 높았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소득 수준이 남성의 82%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결과다.
여성 중 가장 높은 보수를 받은 여성은 5년 연속으로 반도체 업체 AMD의 리사 수 CEO로 2023 회계연도 총 보수는 3030만 달러다. 2위는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바(Mary Barr) CEO로 2780만 달러를 수령했다. 3위는 2540만 달러를 벌어들인 금융 대기업 씨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CEO가 차지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 CEO의 숫자는 남성 CEO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합산 상위 20위권 CEO는 남성이 독식하고 있으며, 조사 대상 341명의 CEO 중 여성은 25명에 불과했고, S&P 500 기업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여성 CEO는 31명(7%)에 불과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에 대해 포브스는 한 유통 대기업 관리자 2만 9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소개했다.
이 기업에서 신입사원의 56%를 여성이 차지했지만, 부장급은 48%, 점장급은 35%, 지역 매니저가 되면 14%만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는 “해당 조사를 연구한 연구팀은 관리자로서의 미래성(잠재력)을 예측할 때 남녀의 처우 차이가 승진 격차를 낳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며, 해당 소매업체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성과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에 비해 잠재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승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여성의 잠재력이 정말 남성보다 낮은지 검증하기 위해 미래성 예측과 추후 성과평가를 비교한 결과 여성은 예측보다 더 높은 성과를 내는 경향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전 평가를 뛰어넘는 성과를 낸 여성에 대해서도 관리자들은 여전히 남성보다 잠재력이 낮다고 평가해 현실과는 여전히 동떨어져 있음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여성은 동등한 평가를 받은 남성에 비해 전년도 미래성 평가를 뛰어넘는 성과 평가를 받으면서도 향후 잠재력에 대해서는 계속 낮게 평가받고 있다"며 “육아로 인한 노동시간 단축이 여성의 관리직 승진을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는 어린 자녀가 집에 있을 가능성이 낮은 50세 이상 여성도 승진에 있어 남녀 간 격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라고 전했다.
포브스는 “다른 연구 결과에서는 유능한 리더 후보로 인정받기 위해 남성은 리더로서의 잠재력만 보여주면 되는 반면, 여성은 실제로 리더십을 발휘해야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EO로 취임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높은 보수를 받는 경향이 있는 이유도 설명할 수 있다”라고 마무리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