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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관세폭탄'에 중국 전기차 업체 주가 '껑충'...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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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관세폭탄'에 중국 전기차 업체 주가 '껑충'...왜?

비야디 로고. 사진=로이터
비야디 로고.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8%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다음 날인 13일, 홍콩 증시에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가 대부분 급등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항셍지수는 전기차 관련주 강세에 힘입어 개장과 동시에 1.23% 상승했다. 특히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인 비야디는 8%, 지리자동차와 니오는 각각 4% 가량 급등했다. 리샹와 샤오펑도 각각 1.75%, 2.67%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국영기업인 상하이자동차(SAIC)는 2% 이상 하락했다.
이러한 주가 급등은 EU의 관세 부과 발표가 시장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비야디에 17.4%, 지리자동차에 20%, SAIC에 38.1%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10% 관세에 더해지는 것으로, 세 업체 모두 EU의 반보조금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조사에 협조했지만 표본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에는 21%의 추가 관세가,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업체에는 38.1%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EU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고 있으며, 이는 EU 전기차 산업에 경제적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EU의 관세 부과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빈센트 선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이번 조치는 지난달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인상한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씨티그룹도 "징벌적 관세는 전기차 부문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중국의 지속적인 회복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관세 부과는 EU가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해온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는 현재 이 관세는 잠정적이며, 중국 당국과 논의를 통해 해결되지 않을 경우 7월 4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에 대해 "노골적인 보호주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글로벌 전기차 산업을 교란시키고 왜곡하는 행위"라며 깊은 우려와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전문가들은 EU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SAIC에 유럽 내 생산 시설을 건설하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했다. SAIC는 유럽 내 생산 기반이 없으며, 아직 첫 번째 유럽 생산 시설 부지를 선정하지 못한 상태다.

반면, 비야디와 지리자동차는 이미 유럽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BYD는 지난해 12월 헝가리에 전기버스 제조 공장을 설립했으며, 추가로 전기차 공장 건설을 약속했다. 지리자동차는 스웨덴 볼보를 소유하고 있으며, 일부 차량 생산을 중국에서 벨기에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노무라 증권은 현지 공장 설립이 장기적으로 중국 전기차 업체들에게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들 기업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더 잘 적응하기 위해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U의 관세 부과 발표 이후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시장의 예상보다 관세 수준이 낮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조치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유럽 시장 진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