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M은 현대차 그룹과의 리튬 공급 계약에 대한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이번 계약을 계기로 리튬 생산을 지속해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SQM의 연간 수산화 리튬 생산량은 4만 톤가량이고, 오는 2025년까지 이를 10만 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LG엔솔은 지난 2020년 SQM과 리튬 구매 계약을 체결했었고, 계약상 남은 물량은 7년간 3만6000톤이었으나 양사가 글로벌 배터리 수요 확대에 따라 이를 3배가량 늘린 10만 톤으로 공급 계약을 다시 맺었다. LG엔솔은 ‘하이니켈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로 사용되는 수산화 리튬뿐만 아니라 ‘로우니켈 및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탄산 리튬도 대규모로 공급받는다.
칠레 산티아고에 본사를 둔 SQM은 세계 최대 수준의 리튬 생산업체이고, 미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인 칠레와 호주 등에 리튬 광산을 보유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요구조건 충족이 가능하다.
한국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한·칠레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을 열고 양국 간 리튬·구리 등 핵심 광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칠레는 지난해 4월 발표한 '국가리튬전략'을 시작으로 국가 주도로 본격적인 리튬 개발·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 광물 주요 수입국인 한국에는 거점 협력 국가로 꼽힌다.
칠레는 볼리비아·아르헨티나와 함께 남미의 '리튬 삼각지대'로 불린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칠레의 리튬 매장량은 930만 톤으로 세계 1위다. 점유율로는 세계 전체의 35.8%를 차지하고 있다. 칠레의 2022년 리튬 생산량은 3만9000톤으로, 호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중국의 전기차 선두 업체 비야디(BYD)가 칠레에 2억9000만 달러를 투자해 리튬 배터리용 양극재 공장을 건설해 2025년부터 양산 체제에 들어가려던 계획을 지난달에 무기 연기했다. BYD는 탄산 리튬의 안정적인 공급 확보 차원에서 칠레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었다. BYD는 칠레 공장 건설로 현지에서 매년 1만2500톤의 탄산 리튬을 우대 가격으로 공급받아 연간 5만 톤 규모의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이었다. BYD는 핵심 광물인 리튬을 칠레에서 공급받아 양극재를 만들고, 이를 배터리 제조에 사용해 미국 IRA에 따른 제재를 피하려 했다.
칠레가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리튬 산업을 국유화했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국영 TV 연설에서 세계 1·2위 리튬 생산업체인 알레말(ALB)과 SQM이 갖고 있는 리튬 사업 경영권을 별도의 국영 기업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칠레는 리튬 채굴을 위한 국영 기업인 코델코(Codelco)를 통해 리튬 산업을 통제한다. 코델코는 세계 최대 구리 생산업체로 칠레 국영 기업이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