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주행거리는 충전 편의성, 가격과 함께 전기차 보급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변수로 꼽힌다.
주요 전기차 모델의 실제 주행거리와 제조사가 발표한 주행거리를 비교한 결과가 처음으로 나와 자동차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일(현지시각) 자동차 전문매체 카스쿱스에 따르면 영국의 종합 자동차 정보 플랫폼인 카와우가 최근 조사를 벌여 얻은 결과다.
카와우는 전세계적으로 1000만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둔 유명 자동차 유튜브 채널이자 온라인 신차 및 중고차 거래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다.
◇ 비야디 씰, BMW i5, 메르세데스-벤츠 EQE, 폴스타2, 포르쉐 타이칸, 테슬라 모델3 비교
카와우가 비교한 전기차 차종은 △세단형 중형 전기차인 비야디 씰 △세단형 중형 전기차인 BMW i5 △세단형 준대형 전기차인 메르세데스-벤츠 EQE △중형 SUV 전기차인 폴스타2 △전기 스포츠카인 포르쉐 타이칸(신형) △테슬라 모델Y가 출시되기 전까지 세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전기차였던 테슬라 모델3 등 총 6가지다.
중국산, 유럽산, 미국산 전기차가 어우러진 셈이고 조사는 현재 유럽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번 조사는 배터리가 완전 방전될 때까지 실제 도로 환경에서 주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회 충전한 배터리가 완전히 수명을 다 할 때까지 주행한 결과 어떤 전기차가 가장 먼 거리를 달렸는지를 확인해 제조사가 실험실 환경에서 측정한 뒤 발표하는 공식 최대 주행거리와 비교하기 위해서다.
제조사가 주장하는 최대 주행거리는 유엔이 제정한 승용차 및 경상용차용 연비 측정 기준인 WLTP를 토대로 추산됐다.
카와우는 “실제 일반 도로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속도제한을 준수하면서 주행을 했다”고 밝혔다.
◇ 메르세데스-벤츠 EQE 실제 주행거리, 공식 주행거리와 차이 가장 적어
먼저 제조사가 제공하는 공식 최대 주행거리를 보면 조사 대상 가운데 배터리 용량이 가장 큰 포르쉐 타이칸이 678km로 가장 길었고 BMW i5가 583km로 가장 짧았다.
그러나 이번 테스트를 통해 배터리가 완전 방전될 때까지 포르쉐 타이칸을 몬 결과 실제 주행거리는 593km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쉐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공식 최대 주행거리의 약 87% 수준인 셈이다.
BMW i5의 경우 실제 주행거리는 476km로 나타나 역시 BMW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최대 주행거리의 8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메르세데스-벤츠 EQE와 테슬라 모델3은 사정이 달랐다.
두 모델 모두 실제 주행거리가 공식 주행거리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경우 실제 주행거리는 공식 주행거리 대비 94%를 기록해 공식 주행거리와 실제 주행거리 간 차이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모델3의 경우 공식 주행거리 대비 90%를 기록해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공히 87.5%를 기록한 포르쉐 타이칸과 비야디 씰로 나타났다.
한편, 실제 전비를 기준으로 비교분석한 결과에서는 테슬라 모델3이 4.7kWh를 기록해 조사 대상 가운데 으뜸을 차지했다. 다만 테슬라 모델3의 실제 전비는 테슬라 공식적으로 밝힌 평균 전비 6.80kWh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이어 폴스타2의 실제 전비가 4.2kWh로 나타나 2위를 기록했다. 실제 전비가 가장 낮은 전기차는 3.7kWh를 기록한 BMW i5였다.
적어도 이번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BMW i5가 주행거리와 전비 기준으로 가장 뒤떨어지는 제품인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