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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EU 통상마찰에 남미·미국 돈육업계 ‘어부지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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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中·EU 통상마찰에 남미·미국 돈육업계 ‘어부지리’ 전망

스페인 마드리드의 유명 재래시장인 안톤 마르틴 시장의 한 정육점에 내걸린 이베리코 햄 제품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스페인 마드리드의 유명 재래시장인 안톤 마르틴 시장의 한 정육점에 내걸린 이베리코 햄 제품들.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가 최근 발표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폭탄 부과 방침으로 격화되고 있는 EU와 중국 간 통상마찰로 남미와 미국 등지의 돈육업계가 어부지리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U에 대한 맞대응으로 중국이 EU산 돼지고기와 부산물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EU산 돼지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 계획을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한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60억 달러(약 8조3400억 원) 규모의 돼지고기를 수입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EU에서 건너왔다.

중국이 수입하는 돈육의 절반 이상을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폭탄 부과 결정으로 대중국 돈육 수출시장에 큰 변화가 일 전망이다.

◇ 남미와 미국 돈육업계 ‘어부지리’ 기대감 고조


로이터통신은 국제통상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중국이 EU산 돈육에 대한 수입 규제에 나서면서 남미와 미국 지역의 돈육업계 사이에서 뜻하지 않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20일 보도했다.

세계적인 낙동산업 전문은행인 네덜란드 라보뱅크 홍콩지점의 돈육 전문가인 판 첸준 선임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의 반덤핑 조사 결과에 따라 EU산 돼지고기의 대중국 수출이 규제를 받을 경우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등 대중국 돈육 수출시장에서 EU에 밀렸던 남미의 주요 돈육 수출국들이 판로를 넓힐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가 EU산 돼지고기에 폭탄급 관세를 물릴 경우 EU 돈육업계와 경쟁해온 미국 돈육업계도 호재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내다봤다.

조 슐러 미국육류수출협회(USMEF) 부회장은 “중국은 지난 2009년부터 미국의 최대 농산물 수출지 가운데 하나였지만 양국 간 무역전쟁으로 상황이 바뀌어 중국은 2018년부터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에 25% 추가 관세를 적용해왔다”면서 “그러나 EU와 무역마찰이 격화되면 미국 돈육업계도 어부지를 얻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 중국, 세계 최대 돈육시장


중국의 EU산 돈육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나선 것이 전세계 돈육시장이 몰고 올 파장은 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전세계 돈육의 절반을 소비하는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이면서 세계 1위 돼지고기 수출 및 수입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구권에서는 먹지 않는 돼지 내장을 비롯한 각종 특수부위의 수입량이 중국 입장에서 상당하기 때문에 중국이 수입 장벽을 높일 경우 서방 돈육업계 입장에서는 상당한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여기에다 중국과 친밀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러시아도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에 대한 돼지고기 수출을 재개한 상황이어서 러시아 양돈업계도 호재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