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상대적인 강세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이어지는 데 반해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비둘기파적 행보가 대조를 이루면서 달러 강세를 견인했다.
블룸버그의 달러 현물 지수는 지난 2월 이후 최장기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달러는 영국 파운드와 스위스 프랑에 대해서도 상승 폭을 키웠다. 이번 주 스위스 중앙은행이 2회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8월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스위스 프랑과 영국 파운드화 약세가 심화됐다.
뉴욕 소재 매쿼리의 글로벌 외환 및 금리 전략가인 티에리 위즈먼은 로이터에 "유로화나 파운드화가 랠리를 펼친다고 해도 강하거나 지속적인 랠리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위즈먼은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결국 기업과 소비자 신뢰를 약화시키면서 달러 강세의 지속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 일본 당국 개입 가시권에 ‘바짝’
일본 엔화는 이번 주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모넥스의 외환 트레이더인 헬렌 기븐은 블룸버그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기 전까지 달러 강세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연준이 실질적으로 완화 기조로 나아갈 때까지 엔화와 스위스 프랑이 향후 몇 달 동안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은 특히 달러/엔 환율이 지난 4월 일본 당국이 개입에 나섰던 160엔대로 접근하면서 다음 주 개입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20일 일본을 1년 만에 환율관찰대상국으로 재지정하면서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 운신의 폭이 좁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엔화는 지난주 일본은행이 채권 매입 축소를 7월 회의까지 보류하기로 한 이후 압박을 받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뉴욕장 후반 0.58% 상승한 159.80엔대에 거래됐다.
일본 당국은 엔화가 달러 대비 34년 만에 최저치인 160.245엔까지 추락하자 지난 4월 29일 엔화 매수(달러 매도) 시장 개입에 나선 바 있다.
일본의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투기적이고 과도한 환율 변동성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