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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증시, 상승세 꺾이나…외국인 투자자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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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증시, 상승세 꺾이나…외국인 투자자 '엑소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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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올해 초 글로벌 주식 시장의 주목을 이끌었던 일본 증시의 기록적 상승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 이를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러시가 이어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3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수 개월 전 일본 벤치마크 닛케이225지수를 사상 최고가로 끌어올렸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 14일까지 최근 4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증권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이는 작년 9월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닛케이 평균은 3월 22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3월 22일 이후 하락률은 5.6%에 달한다. 같은 기간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가 1%, S&P 500 지수가 4.4%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기업지배구조 개혁과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전망이 장기적으로 불투명하다는 것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씨티그룹과 애버딘 등은 일본 주식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을 강화하고 있으며,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3분의 1은 일본 주식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IG마켓 애널리스트 헤베 첸(Hebe Chen)은 "올해 일본 주식에 대한 초기 낙관론은 분명히 과속방지턱에 부딪혔다"며 "투자자들은 일본 증시의 상승 요인이 지속 가능한지 자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엔화 약세가 멈추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이전에는 엔저가 수출기업에 호재로 환영받았지만, 최근에는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으로 이어지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 시장에서는 일본은행이 7월 추가 금리인상에 나설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따라 은행의 이익률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TOPIX 은행업 지수는 연초 이후 30% 상승해 TOPIX 전체 상승률의 약 2배에 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최근 금리인상 후퇴 관측이 은행주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은행업 지수는 이달 들어 5.2% 하락했고, TOPIX 전체로는 월초 이후 1.7% 하락했다.

이런 흐름에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는 일본을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를 물색하는 분위기다.

애버딘 투자 이사 데이비드 조는 “향후 3~6개월 동안은 일본 주식보다 중국이나 인도 주식을 선호할 것”이라며 “적절한 정책 시행으로 중국 주식과 인도 주식에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되고 있으며, 일본 주식이 과거 유입되었던 외국인 투자자의 발길을 다시 돌리기 위해서는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더 진전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아직 일본 주식 훈풍이 완전히 꺼지기까지는 시간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

블랙록, 모건스탠리 등은 기업 개혁, 자국 내 투자, 임금 상승 등 구조적 변화를 언급하며 일본의 장기적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카미 료타(阪上亮太) 씨티그룹증권 전략가는 19일자 보고서에서 “일본 주식은 긍정적인 요인이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조정 리스크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