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 금리란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위축시키지도 않는 이론적인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이는 물가와 성장이 서로 균형점을 찾는 금리다. 중립 금리를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은 없고, 추정치만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중립 금리는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이 정책 금리를 결정할 때 준거로 활용한다. 중립 금리가 올라가면 물가를 잡기 위해 정책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
중립 금리에서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빼면 R-Star로 불리는 실질 중립 금리가 나온다. 현재 이 R-Star가 최근 10년 동안 내려갔다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FOMC 위원 중에서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를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은 모두 중립 금리 상향 평가에 동의했다. 그렇지만 이들 위원의 중립 금리 범위는 2.4~3.75%로 편차가 크다. 이는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을 예상하기가 그만큼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
연준은 그간 사실상 중립 금리로 볼 수 있는 장기금리 추정치 중앙값을 연 2.5%로 책정해 왔다. 여기서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빼면 실질 중립 금리는 연 0.5%다. 장기금리 전망치를 2.8%로 봤다는 것은 실질 중립 금리가 0.8%로 올라갔다는 뜻이다. 실질 중립 금리가 올라가면 현재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을 억제하는 데 큰 효과를 내지 못하게 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인지에 관한 질문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나, 금리가 팬데믹 이전 수준까지 내려갈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벤 램 블룸버그 전략가는 “연준이 중립 금리를 2.5%에서 2.8%로 올린 사실을 보면 시장이 올해 연준의 두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분기별로 중립 금리 예상치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 중립 금리 중간값은 4.25%였으나 2019년에는 2.5%로 내려왔다. 여기서 인플레이션 2%를 빼면 R-Star로 불리는 실질 중립 금리는 0.5%가 된다. 지난해 6월에도 R-star는 0.5%였다. 이 중립 금리 중간값에 변화가 없어도 FOMC 위원들이 중립 금리 추정치를 올리고 있다.
연준은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 올해 최종 금리(중간값)를 5.1%로 예상하면서 한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했다. 내년 최종 금리는 3.9%에서 4.1%로 올라갔다. 그렇지만 연준이 이전에는 내년에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가 이를 네 차례로 늘렸다. 2026년 금리 전망치는 기존 3.1%를 유지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