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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이버트럭, 제동 걸린 테슬라에 구세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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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사이버트럭, 제동 걸린 테슬라에 구세주 될까


미국의 신차 평균 거래가격 추이. 사진=콕스오토모티브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신차 평균 거래가격 추이. 사진=콕스오토모티브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의 위상이 최근 들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올 1분기 들어 겨우 되찾기는 했으나 지난해 4분기 판매량 기준으로 처음으로 세계 1위 전기차 메이커의 자리를 중국 비야디에 내준데 이어 지난 1분기 실적마저도 전년 동기 대비 9%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 4월 기준으로 14%나 늘었으나 테슬라의 실적만 퇴보했다. 여기에다 테슬라가 유로존 시장에서 올들어 올린 판매 실적 역시 지난해 1월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 사이버트럭 거래 가격 상승세


사이버트럭의 올해 월간 판매량 추이. 사진=콕스오토모티브이미지 확대보기
사이버트럭의 올해 월간 판매량 추이. 사진=콕스오토모티브


그러나 23일(현지시각) USA투데이에 따르면 악재만 거듭해 겪어왔던 테슬라 입장에서 최근 들어 한 가지 호재가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가 지난해 말 출시한 차세대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얘기다.

자동차시장 전문 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가 펴내는 켈리블루북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의 거래 가격이 최근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8개월 동안 신차 평균 거래 가격이 죄다 내렸음에도 사이버트럭만 ‘나홀로’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

켈리블루북 보고서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의 거래 가격이 오르면서 테슬라 전체 전기차 모델의 거래 가격도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전체 전기차 모델의 평균 거래 가격은 사이버트럭 출시 전까지는 하락곡선을 그렸으나 지난해 말 사이비트럭이 출시된 이후 급격한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달 기준으로 5만7369달러(약 7980만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테슬라 전기차의 거래 가격은 미국에서 유통된 신차 전기차의 평균 거래 가격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었으나 최근 들어 전체 전기차의 평균 거래 가격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 사이버트럭, 판매량과 거래 가격 모두↑


콕스오토모티브의 스테파니 발데즈-스트리티 애널리스트는 그 배경에 사이버트럭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발데즈 애널리스트는 “사이버트럭의 거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과 아울러 판매량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이버트럭의 거래 가격과 판매 실적이 동시에 오르면서 테슬라의 거래 가격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기준으로 사이버트럭 판매량도 3000대에 육박했고 평균 거래 가격도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를 넘어선 여파로 테슬라 전기차의 거래 가격도 전달에 비해 3.1%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발데즈는 “연초부터 현재까지로 기간을 넓히면 테슬라 전기차의 거래 가격은 10% 이상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는 연초부터 현재까지 8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사이버트럭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사이버트럭 판매량, 리비안 R1T 곧 제칠 듯

주요 전기 픽업트럭의 미국 내 판매량 추이. 사진=콕스오토모티브이미지 확대보기
주요 전기 픽업트럭의 미국 내 판매량 추이. 사진=콕스오토모티브


콕스오토모티브의 분석에 따르면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 국면으로 현재 51.3% 수준이다.

그러나 전기 픽업트럭 시장의 경우 사이버트럭 판매량이 현재의 추세대로 증가한다면 경쟁 모델인 리비안 R1T는 물론이고 현재 전기차 업계 최고 베스트셀러인 포드 F-150 라이트닝을 따라잡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발데즈-스트리티 애널리스트는 내다봤다.

콕스오토모티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까지는 리비안 R1T의 판매량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으뜸을 차지했으나 F-150 라이트닝이 치고 올라온 결과 지난 1분기 기준으로 F-150 라이트닝에 멀찌감치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여기에다 사이버트럭까지 맹추격에 나서면서 지난 1분기 현재 사이버트럭의 판매량은 리비안 R1T의 턱밑까지 올라온 상황이어서 둘의 순위가 바뀌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발데스-스트리트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