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지난 21일 미국 필리(Philly) 조선소 지분 100%를 1억 달러(약 1300억원)에 인수하며 국내 조선사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본토 시장에 진입한 데 이어 오스트레일리아 조선 및 방위산업체 오스탈(Austal) 인수를 위한 막판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인수금을 10억2000만 호주달러(약 1055억6160만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스탈 인수가 성사되면 한화그룹은 상선과 함께 파이브아이즈(Five Eyes)와 오커스(AUKUS) 회원국이자 미국의 맹방인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방산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미 해군 방산 산업 참여가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조선소 인수합병(M&A)을 성공리에 완료하면, 한화그룹은 전 세계 조선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미국~호주~필리핀을 연결하는 글로벌 조선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HD현대의 조선·해양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수빅크 조선소 인수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화 대 HD현대'의 인수 대결 구도가 전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과거에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과거 대우그룹이 한국과 루마니아, 중국 현지에서 조선소를 운영하며 세계 경영을 한 적이 있다. 또 STX그룹은 노르웨이 야커야즈를 인수해 얻은 유럽과 남아메리카 등 6개국 15개 조선소와 한국, 중국을 더한 대규모 글로벌 네트워크를 표방한 바 있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필리 조선소는 야커그룹의 계열사라는 인연이 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